이름값 못 한 ‘남친’…시청자들한테 차였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4일 06시 57분


톱스타 송혜교와 박보검을 주연으로 내세운 드라마 ‘남자친구’가 초반 높은 화제성과 달리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는 데 실패하고 종영한다. 사진제공|tvN
톱스타 송혜교와 박보검을 주연으로 내세운 드라마 ‘남자친구’가 초반 높은 화제성과 달리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는 데 실패하고 종영한다. 사진제공|tvN
■ ‘꿈의 캐스팅’ 송혜교·박보검 주연 ‘남자친구’ 아쉬운 마무리

극과 극 환경 설정…공감 부족
잔잔한 전개…정통 멜로 한계
속도감 길들여진 시청자 외면


연기자 송혜교와 박보검이 주연한 케이블채널 tvN ‘남자친구’가 24일 종영한다. 하지만 이들이 2년 만에 복귀해 건네받은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11월28일 첫 방송한 드라마는 두 사람의 출연 소식을 ‘꿈의 캐스팅’이라 불리게 하며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받았지만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아쉬움 가득한 결과로 막을 내린다.

‘남자친구’는 송혜교가 2016년 KBS 2TV ‘태양의 후예’를 끝내고 이듬해 동료 송중기와 결혼한 뒤 선택한 첫 드라마였다. 박보검 역시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인기 정점을 찍고 2년의 공백 끝에 돌아왔다.

이들이 각자 제 몫을 해냈기에 아쉬움이 더 걷혀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혜교는 트레이드마크로 꼽힌 밝고 쾌활한 이미지에 처연한 분위기를 더했다. 한 번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본 적 없는 여성이 지닌 내면의 아픔을 과도한 감정 표출 없이 담담한 어조와 표정으로 표현해 긴 여운을 남겼다. 박보검은 그만의 싱그러운 미소와 ‘연하남’ 설정으로 여심을 사로잡으며 첫 현대 멜로 장르를 무난하게 소화했다.

그럼에도 ‘남자친구’가 아쉬움을 남긴 요인으로는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한 이야기가 첫손에 꼽힌다. 앞서 ‘딴따라’ ‘예쁜 남자’ 등을 집필한 유영아 작가는 ‘남자친구’에서 정치인의 딸이자 호텔 CEO인 여성과 자유로움을 꿈꾸는 청년의 신분을 초월한 러브스토리를 그렸다. 사랑의 감정으로 모든 장애물을 이겨낼 수 있다는 통속적이고 진부하지만 순수함을 강조한 메시지를 담았다. 하지만 두 사람을 둘러싼 극과 극의 환경 자체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큰 감흥으로 키워내지 못했다는 반응이 많다. 모두를 설레게 하며 회자될 만한 대사도 찾기 어려웠다.

연출자 박신우 PD도 송혜교와 박보검의 매력을 십분 활용하는 연출력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다. 전작인 2016년 SBS ‘질투의 화신’에서 남여 주인공의 심리를 감각적이고 섬세하게 연출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박 PD는 당초 ‘남자친구’를 정통 멜로 장르와 잔잔한 전개의 틀로 접근해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하지만 위기와 갈등이 회오리처럼 몰아치는, 속도감 있는 흐름에 길들여진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시청률로 드러났다. 2회가 10.3%(닐슨코리아)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이후 7∼8%대에 머물렀다. 물론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도 10%를 넘기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그 출연진과 제작진의 ‘이름값’만으로도 존재감이 빛을 발하리라는 기대가 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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