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극한직업’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지 관심이 쏠린다. 잇단 기대작의 부진으로 ‘한국영화 위기론’까지 제기됐던 상황이어서 향후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지 충무로 관계자들도 주목하고 있다.
‘극한직업’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현재까지 1050만여 명을 불러 모았다. 경쟁작인 외화 ‘알리타:배틀 엔젤’과 한국영화 ‘뺑반’ 등이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극한직업’의 흥행세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이제 관심사는 이런 분위기가 13일 개봉하는 ‘증인’과 ‘기묘한 가족’ 등 또 다른 한국영화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다. 더욱이 지난해 추석 및 연말 시즌 기대작들이 잇달아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자칫 한국영화가 장기 침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등 조심스런 ‘위기론’이 제기됐던 터였다.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메가박스 등 메이저 투자배급사 외에 메리크리스마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등 신규 투자배급사들이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면서 영화시장 전체적으로 대규모 물량에만 의존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도 없지 않다.
영화계는 ‘극한직업’이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하면서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과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한 관계자는 “좀 더 신선하고 탄탄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 알찬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이어 “한 편의 영화가 ‘대박’ 흥행한다고 해서 분위기가 단박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 이를 계기로 대규모 자본에만 기대지 않는 영화 제작 분위기는 형성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 ‘리틀 포레스트’와 ‘완벽한 타인’ 등과 최근 ‘극한직업’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적은 제작비 규모이지만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 연이어 흥행하면서 충무로 관계자들은 관련 추이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