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늬는 15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SBS TV 금토극 ‘열혈사제’ 제작발표회에서 “‘극한직업’ 속 ‘장 형사’ 캐릭터와 비교에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할 수 있지만, 이번에 맡은 ‘박경선’과는 온도차가 굉장히 심하다”면서 “경선은 불같고 욕망이 있는 여자다. 무소의 뿔처럼 막 달려가서 자기도 주체가 안 되지만 속에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기름과 물처럼 그 간극에 혼자 있을 때 괴로워한다. 두 캐릭터를 다르게 연기하기보다, 경선이 갖고 있는 ‘열등감과 트라우마는 무엇일까?’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연의 무게를 조금씩 느끼고 있다. 고산병을 앓는 것 같다. 연기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면서 책임감이 생기다 보니 더 힘들어진다”며 “‘극한직업’의 누적 관객수가 1300만명을 넘겼지만, 내가 잘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다. 너무 황송하고 얼떨떨하다”고 덧붙였다.‘열혈사제’는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가톨릭 사제 ‘김해일’(김남길)과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 ‘구대영’(김성균)이 살인사건으로 만나 공조 수사하는 이야기다. 이하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팀 검사 ‘박경선’을 연기한다.
김남길(38)과 호흡에도 만족을 표했다. 이하늬는 “계속 말하면 자만해질 것 같다”면서도 “김남길을 통해 주연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주연은 자기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모든 흐름과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꿰뚫고 스태프들도 아울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 흔들리기 때문이다. (김남길 같은) 사람만이 ‘왕관을 쓸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남길은 김해일과 비슷하다”면서 “정의롭고 불의를 보면 못 참는다. 항상 시민단체나 사회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이 열려 있어서 정당한 화를 낸다. 거룩한 분노 사제”라며 웃었다. 그 동안 ‘사제’는 장르를 불문하고 흔한 소재로 사용됐다. 하지만 김남길은 기존의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2015), 드라마 ‘손 더 게스트’(2018), ‘프리스트’(2018~2019) 등에서 선보인 사제 캐릭터를 답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사제가 갖고 있는 보편적인 느낌과 내가 표현하는 방식은 다르다. 해일은 국정원 특수부대원 출신으로 온화한 사제다. 분노조절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일 때만 화를 낸다. 캐릭터와 많이 닮아 내 안에 있는 여러 모습들을 극대화해 표현하고 있다. 사제이기 전에 똑같은 한 사람으로서 봐달라”고 설명했다.
사제 캐릭터가 사실을 왜곡하거나 오해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선 우려했다. “솔직히 걱정된다”면서도 “성당에서 자문도 받고, 가톨릭 홍보팀에서 도와준다. 신학대학교와 성당에서 교육도 받고 있다. 성당과 사제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전문성에서 벗어나는 이야기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열혈사제’는 SBS가 처음 선보이는 금토극이다. 드라마 ‘펀치’(2014~2015)의 이명우 PD와 ‘김 과장’의 박재범(2017) 작가가 만든다. 이 PD는 “궁극적으로 성직자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라면서 “부패돼 있고, 잘못에 길들여진 대한민국에 던지는 작은 메시지를 담았다. 살다 보면 우리 주변에 많은 악들이 있다. 작지만 정의의 힘으로 깨부수는 신부의 이야기를 코믹하고 경쾌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오락물처럼 쉽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재미있게 봐 달라”고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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