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극한직업’이 한국영화 흥행사를 새로 쓰고 있다. 시작은 그저 ‘웃겼을’ 뿐이다. 하지만 과정은 돋보였고, 결실은 눈부시다. 18일 기준 1453만 관객을 동원, 한국영화 역대 흥행 2위에 올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승승장구하는 영화 덕분에 인생에 ‘전기’를 맞이한 이들은 여럿이다. 영화 아이디어의 출발이자, 초고 시나리오를 쓴 문충일 작가도 그 중 한 명. 또한 시나리오를 완성해 영화 토대를 만든 배세영 작가의 활약은 더욱 결정적이다. 이에 더해 코미디 영화의 저력을 확인시킨 이병헌 감독은 연출자로서 확고한 세계를 다졌다.
아무래도 관객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이들은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 극 중 마약반 형사 5인을 이룬 류승룡과 진선규, 이하늬, 이동휘 그리고 공명은 ‘극한직업’을 통해 저마다 ‘꽃길’과 다름없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이는 류승룡이다. 벌써 4편째 1000만 흥행작을 만들면서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영화가 이룬 폭발적인 성과가 단 한 사람의 활약으로 가능할 수는 없는 법. 류승룡을 제외한 배우 4인이 이룬 탁월한 파트너십 역시 성공을 가능케 했다. 이들은 데뷔 후 최고의 성과 속에 ‘손실’ 대신 ‘이익’으로 꽉 채운 손익계산서를 손에 쥐었다.
● 진선규·이하늬…주연배우로 확고히 자리매김
‘극한직업’(제작 어바웃필름) 시나리오를 쓴 배세영 작가는 “주연과 조연의 차이를 두지 않고 마약반 형사 다섯 명이 고르게 활약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극한직업’ 속 마약반 형사 5인을 주연과 조연으로 구분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저마다의 위치에서 각자의 캐릭터가 돋보인다.
특히 진선규와 이하늬는 꾸준한 연기활동 가운데 ‘극한직업’을 통해 최대의 성과를 냈다.
2년 전 ‘범죄도시’로 두각을 나타낸 진선규는 이후 여러 영화들에 캐스팅돼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극한직업’을 통해 또 한 번 잭팟을 터트렸다. “늘 하고 싶었던 코미디”에 나서면서도 첫 도전이란 사실 때문에 부담이 따랐지만 자신감을 갖고 몰두한 덕분에 결실을 얻었다. 탄탄한 연기력도 증명했다.
진선규는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영화에 어우러지는 배우로서도 자신의 자리를 다졌다. 사실 코미디에 익숙해 관객과도 친숙한 류승룡과 달리 진선규는 뜻밖의 발견. 맹활약 속에 이야기에 웃음을 채우는 역할을 해냈다. 그간 해온 ‘비중 있는 조연’을 넘어 영화 주연을 거뜬히 맡을 위치로 도약했다는 영화계의 평가가 따른다.
이하늬도 마찬가지다. ‘타짜:신의 손’, ‘로봇소리’ 등 영화에 참여하면서 제 몫을 해온 그가 꾸준한 도전 끝에 ‘극한직업’을 만나 잠재력을 제대로 증명했다. 코믹 형사물에 절묘하게 녹아들면서 5인의 팀워크를 완성했다.
이하늬은 다섯 명의 배우 가운데 가장 발 빠르게 코미디 열풍을 안방으로 이어가는 주역이기도 하다. 그가 주연한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는 15일 방송을 시작해 10~11%의 시청률을 기록, 기분 좋게 출발했다.
● ‘젊은 피’ 공명 최대 수혜자, 이동휘도 제 몫
‘극한직업’ 출연 배우들 가운데 최대 수혜자를 꼽으라면 단연 신예 공명이다. 이전까지 영화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그가 베테랑 배우들과의 협업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2013년 데뷔해 불과 6년 만에 자신의 대표작을 만들었다. 꽤 빠른 편이다.
신선한 얼굴, 새로운 스타탄생인 만큼 앞으로 공명을 찾는 제작진의 러브콜도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이미 ‘촉’ 좋은 제작진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공명은 새 영화 ‘기방도령’ 주연에 캐스팅됐다.
이동휘도 ‘극한직업’에 없어선 안 될 흥행 주역이다. 영화의 명대사 가운데 하나인 “왜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데!”라는 외침은 그의 입을 통해 나와 재미를 배로 높였다.
다른 형사들이 치킨 장사에 몰두할 때 혼자 사건 수사에 집중하는 그는 오히려 그동안 장기를 보인 코미디 연기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으로 긴장을 불어넣었다. 이동휘 역시 또 다른 영화 ‘콜’, ‘국도극장’ 등으로 활약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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