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소재 영화 ‘생일’…전도연 “부담스러워 출연 고사했었다”

6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생일’ 제작보고회에서 전도연이 미소를 짓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배우 전도연이 세월호 유가족 이야기를 다룬 영화 ‘생일’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6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점에서 열린 영화 ‘생일’ 제작보고회에는 주연 배우 전도연, 설경구와 이종언 감독 등이 참석했다.

영화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로 전도연은 극 중 떠나간 아들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엄마 순남 역을 맡았다.

이날 전도연은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땐 부담스럽고 선뜻 다가서기 힘들었다”며 “많은 생각을 했고, (출연 제의를) 고사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고 나니 그런 부담감을 뛰어넘을 만큼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여서 좋았다”며 “그래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촬영을 앞두고 겁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많이 울어서 촬영하기 전에 겁이 났다. 내가 슬픔을 감당하고 받아낼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며 “‘순남’을 연기하면서 느낀 건 함께 기억하고 슬픔을 나눈다는 게 오히려 위안과 위로가 되고, 살아갈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이종언 감독은 영화를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시기적으로 너무 이른 게 아니냐는 말이 있는 것 같다. 저도 ‘굳이 아픈 이야기를 들춰내는 게 실례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안산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그런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이 저에게 말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하는 것을 들으면서 우리가 더 많이 주목하고, 공감하는 것이 이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적절한 시기가 따로 있을까? 공감이나 위로는 언제든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 ‘생일’은 오는 4월 3일 개봉한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