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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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표준FM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별밤)가 17일 5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969년 3월17일 첫 방송을 시작한 ‘별밤’은 이수만 이문세 이적 옥주현 박경림 백지영 강타 등 유명 ‘별밤지기’들과 함께 해왔고, MBC를 넘어 대한민국 라디오의 상징이 됐다. 처음엔 청소년층을 타깃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전 세대로부터 사랑받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됐다.
‘별밤’은 현재 26대 별밤지기인 그룹 B1A4 산들과 함께 하고 있다. 최근 산들은 ‘별밤’ 50주년을 앞두고 뉴스1과 만난 자리에서 “50주년 맞이한 라디오의 DJ라는 게 너무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별밤’ 연출을 맡은 신상훈 PD 역시 ‘별밤’ 50주년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어 어깨가 무겁지만 설렌다는 마음을 전했다.
‘별밤’은 50주년을 맞은 17일 오후부터 9일간 국내 라디오 역사상 최초로 전국을 순회하는 야외 생방송 ‘별밤로드 1320’을 진행한다. 산들이 이동식 스튜디오 알라딘을 타고 서울 상암동에서 출발, 대전 전주 광주 부산 대구 춘천을 돌아 오는 24일 서울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별밤로드 1320’의 1320km는 ‘별밤’의 주청취층인 청소년층을 의미한다.
미디어 환경이 변화되면서 라디오 위기론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별밤’은 한결 같이 자리를 지켰다. ‘별밤’을 지키려 했던 PD들, 그리고 청취자들의 애정이 있었기에 5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신상훈 PD와 DJ 산들, 두 사람을 만나 ‘별밤’의 50주년 공개 방송 프로젝트와 라디오에 대한 애정, 그리고 앞으로 새로운 50년을 향해 갈 ‘별밤’의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 ‘별밤’ 50주년을 맞이하는 소감은.
▶ PD로서는 부담이 컸다. 작년 7월에 ‘별밤’ 연출을 처음 맡게 됐다. 그때 당시엔 ‘별밤’이 49주년이었는데 그때부터 너무 부담이 됐다. 어느덧 50주년을 맞이하는 데 있어서 별밤지기가 누구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생각도, 고민도 많이 해본 결과 좋은 진행자를 만나서 같이 준비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를 비롯해 별밤지기, 그리고 작가들도 ‘별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별밤로드 1320’을 기획하게 됐는데 연출로서 여전히 고민이 크지만 이 사람들과 파이팅해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50주년 프로젝트로 ‘별밤로드 1320’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초, 처음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 있다. 이런 기획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것일 수도 있다. 처음에는 지구 한 바퀴 돌기 등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별밤’이니까 유니버스를 생각했었다.(웃음) ‘별밤’만의 세계관도 있다고 생각해서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했고, ‘별밤’을 생각하면 기존의 ‘별밤 뽐내기’ 등을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일회성으로, 단기적으로 끝내는 이벤트가 아니라 ‘별밤’이 아직도 하고 있었다는 것, 50년동안 곁에 있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전국에서 가장 의미있는 곳이 어디인가,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이 어디인가 생각했을 때 8곳을 선정해서 하게 됐다.
- ‘별밤로드 1320’이 갖는 의미는.
▶ 예전엔 ‘별밤’이 찾아가는 공개 방송을 많이 했었다. 대형 가수들이 당시 공개 방송 무대에 서는 걸 정말 좋아했다. 그때 당시엔 애정을 담아 참여한 가수들도 많았다. 지금의 공개 방송은 미니멀한 느낌의 ‘쇼 음악중심’ 같은 느낌이라 아쉬움이 크기도 했다. 이번엔 그래서 의미를 담고 싶었다. 제작진과 가수들 모두 애정을 담아 만드는 공개 방송이고 싶고, ‘별밤’에 애정이 있는 모든 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개 방송이길 바란다.
- ‘별밤로드 1320’이 기존 ‘별밤’ 애청자들에 어떤 반향이 있을까.
▶ 미디어 환경이 많이 변화돼서 라디오도 듣는 라디오로만 다가갈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라디오로만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예전보다 많아졌다. 그래서 우리도 뉴미디어라고 하는 SNS 라이브 등에 대해 더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것을 고민하다 보니까 ‘우리가 대체 뭘 하려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 그런 생각이 들고부터는 ‘방송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고민부터 하게 됐다. 지방에 계신 몇몇 분들과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연락했는데 고맙게도 ‘너무 바라던 일이 이뤄졌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예전의 공개 방송은 지방까지 갈 여력이 없어서 수도권에서 끝났다면, 이젠 예전보다 역량이 훨씬 좋아져서 지방까지 갈 수 있게 된 기회가 소중해졌다. 과거에도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셨던 지방에 계신 청취자 분들에게 제작진도 기대하고 있다. 이번 라디오 공개 방송이 예전엔 경험하지 못했던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 ‘별밤’이란 라디오 브랜드를 50년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과 원동력은 무엇일까.
▶ 지금 별밤지기는 26대 별밤지기다. 별밤지기가 26대까지 이어졌다는 건 1대부터 지금까지 청취자분들, MBC가 아껴왔던 프로그램이란 걸 의미하기도 한다. 별밤지기, 별밤가족이란 말도 생겨났는데, 그 정도로 ‘별밤’에 대한 청취자들의 애정이 깊고, ‘별밤’은 대한민국 라디오를 상징하는 하나의 별 같은 존재다. 50년동안 이어져올 수 있었던 건 정말 별처럼 떠있었기 때문이다. 매 개편 시기가 찾아와도 모두가 무한한 애정을 갖고 프로그램을 지키려 했고, ‘별밤’에 대한 깊은 고민을 갖기도 했다. 변화와 고민의 과정이 있었지만 그러면서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50년을 맞이했다.
- ‘별밤’ PD가 생각하는 26대 별밤지기의 매력은.
▶산들의 매력은 순수함이다. 산들은 방송을 시작하기 전과 방송 중에도, 그리고 방송이 끝난 후에도 사람이 똑같다. 방송에 들어가면 실제와 달라지는 사람도 있고 주변을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있는데, 늘 한결 같다. 라디오 방송이 생방송이다 보니 예민한 부분이 있다. 진행자는 더 예민할 수밖에 없는데 제작진, PD와 작가 모두를 편안하게 해주는 좋은 성품의 진행자다. DJ 컨디션을 늘 걱정할 수밖에 없는데 산들은 손이 덜 간다. (웃음)
- 산들과 50주년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됐는데.
▶ 쉽지 않은 프로젝트이지만 설득을 시켰다. (웃음) 우리가 매일 보니까 급속도로 친해지기도 했고, 사촌 형제 같은 분위기가 있다. 이걸 해낼 수 있는 DJ는 산들 뿐이다. 제작진 보다도 진행자가 더 하겠다고 하니 우리로선 어쩔 수가 없다. (웃음)
- 지난 50년간 ‘별밤’에 변화가 있었다고 했는데, ‘별밤’의 변화는 무엇이었고 그때마다 PD들의 고민은 무엇이었나.
▶ ‘별밤’은 본래 청소년을 위한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다. 타깃층인 청소년들이 언젠가부터 라디오를 안 듣기 시작했고 청취율은 하락했다. 동 시간대 경쟁 라디오 프로그램들은 청취율이 올라오고 있는데, 그런데도 청소년층을 붙잡고 있어야 하나 고민이 컸던 것 같다. 그러면서 결정을 쉽게 못 내렸다. ‘별밤’ 아이덴티티는 청소년인데 이걸 벗어날까, 잡고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했다. ‘별밤’ 연출을 맡으면서 부장(CP)과 고민한 결과, 놓지 않는 걸로 결정을 했다. 놓으면 쉬워지지만, 놓지 않으면 더 힘들어진다. 이들을 어떻게 잡을 것이냐에 대한 과제가 생기니까. 그럼에도 놓지 않았던 이유는 언제라도 놓을 수 있으니까 끝까지 해보고 놔야겠다 싶었다.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 우리가 교실 콘서트를 한다. 격주로 콘서트를 하는데 쉽지 않겠지만, 이를 통해 ‘별밤’의 아이덴티티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 다매체 시대에서 라디오만의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은 무엇인가.
▶ 라디오의 최대 장점은 그 사람의 얘기가 재미 없으면 다른 채널을 틀었을 때 얻어걸리는 음악이 마음을 울린다는 데 있다. 반면 팟캐스트는 굉장히 감정적이고 MSG 같다. 청취자들의 입맛을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하는 매체다. 그 입맛을 잃게 되면 청취자들은 ‘이 맛이 아니야’라며 떠날 수 있지만 라디오는 들으면 들을수록, 그리고 언제 우연히 들어도 같은 맛이 있다. 청취자들도 그 맛을 잊지 못한다. 한 청취자가 “‘별밤’을 중2 때 들었다”며 “지금 50이 넘은 아줌마가 됐는데 아직도 하네요”라고 인사할 때 그 반가움이 있다. “‘별밤’ 아직까지 만들어주셔서 고맙다”고 했을 때 PD인 나도 라디오를 하길 참 잘했구나 싶다. 팟캐스트는 청취자가 내 얘길 들어주길 바라지만 라디오는 청취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그게 라디오의 또 다른 큰 장점이다.
- ‘별밤’ 선곡은 어떻게 하나.
▶ 콘셉트에 따라 선곡 방향이 많이 바뀐다. ‘별밤’은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이라 청소년 취향따라 주로 아이돌 음악이나 젊은 취향에 많이 맞추려고 했지만 다양하게 선곡하려고 한다. 이미자 선생님의 ‘여자의 일생’ 이런 곡이 한 번 나오면 그렇게 좋아하시더라. 언제 이 노래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에 또 ‘별밤’을 듣게 되시는 것도 같다. 기준을 안 두는 게 힘들지만 기준을 안 두려고 한다. 청취자가 사연을 보내며 신청곡을 요청할 수 있지만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사연에 맞춰서 맞춤 선곡을 해드릴 때도 있다. 그때 정말 ‘이 라디오 잘 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대가 연령대가 높은 곡을 어려워 하지 않을까 하는데, 워낙 요즘은 옛날 노래를 많이 듣고 부르기도 해서 걱정하는 것처럼 선곡이 크게 고민되거나 하진 않는 것 같다.
- 50년간 ‘별밤’의 청취층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 청취층은 다양하게 끌어모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10~20대를 잡자고 했는데 이 프로그램이 50년이 되다 보니까 쉽지가 않다. 15세 때부터 들으신 분이 20년 들으면 35세가 된다. 대학생 때 ‘별밤’을 들으셨다고 하신 분은 이제 중년이 됐다.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지만 이분들도 포기를 할 수가 없는 거다. 청소년을 놓지 않겠다고 해도 가끔 옛날 유행하는 노래를 트는데 그때마다 지금 10~20대들에게도 반응이 나쁘지가 않더라. 그만큼 예전 명곡들이 세련됐다는 거다. 최근에 록발라드 특집을 했는데 그때도 반응이 엄청 올라왔다. 요즘 10대들도 ‘발걸음’ ‘응급실’을 부르는데, 그걸 보면서 섣불리 ‘이들은 이럴 것이다’라고 우리가 예상을 하거나 자기 검열과 규제를 두지 말자 했다. 우리도 내려놓을 필요가 있지 않나 한다.
- ‘별밤’ 50주년 프로젝트의 성공의 기준은 무엇일까.
▶ 이전에 ‘별밤’을 연출했던 선배들하고 회의를 했었다. 이 프로젝트가 잘 됐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하니까 ‘현장에선 항상 많은 변동 사항과 트러블이 있는데 돌발 상황이 생기거나 사고가 나거나 누가 다치는 등 이런 일만 안 일어나면, 생방송을 잘 마치면 성공’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대단한 걸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8일동안 이어지는 프로젝트 안에서 스태프들을 잘 다독이고 방송 펑크 안 내고 아무도 안 다치고 몸 성하게 돌아오면 그게 성공이라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시더라. 그래서 청취율은 신경 안 써도 되냐고 하니까 ‘어차피 밖에 나가면 청취율이 떨어진다’고 하셨다. 원래 라디오는 공개 방송을 하면 청취율이 떨어진다. 기존 청취자들은 실내에서 좋은 목소리와 안정적인 음향을 듣는 걸 좋아하시지, 우리끼리 밖에서 신나게 하는 걸 별로 좋아하시진 않는다. 안정된 공간에서 라디오를 들려드리는 게 청취율에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성공의 기준이 청취율이 아니다. 목표는 이 프로젝트를 우리가 건강하게 안전하게 완수하는 거다.
- 앞으로 ‘별밤’의 목표는.
▶ ‘별밤’의 목표는 단순하다. 모든 라디오의 목표지만 우리가 청취자들의 삶 속에 들어가는 거다. ‘별밤’은 청취자들의 삶 속에 깊게 들어갔다가 빠져나온 프로그램이다. 제가 언제까지 ‘별밤’의 PD일지 모르겠지만 ‘별밤’의 목표를 지금 정한다면 다시 청취자들의 삶 속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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