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여진구가 의지와 상관없이 한 해 3편의 드라마에 연이어 출연하게 됐다. 공백을 줄여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는 장점인 동시에 잇단 드라마 출연으로 시청자에게 피로감을 줄 수도 있어 연기자로서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게 됐다.
당초 여진구는 3월 tvN ‘왕이 된 남자’를 마치고 7월 방송하는 홍자매(홍정은·홍미란) 작가의 ‘호텔 델루나’를 차기작으로 결정했다. 4개월 동안 준비해 새로운 모습으로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전제작으로 이미 촬영을 완료한 주연작 ‘절대 그이’를 SBS가 갑작스럽게 5월 방송하기로 하면서 의도치 않은 상황에 놓였다. 20부작 ‘절대 그이’가 종영할 즈음 ‘호텔 델루나’ 방송을 시작해 5월부터 9월까지 쉬지 않고 시청자와 만나게 됐다.
여기에는 SBS가 5월 방송하려던 이승기·수지 주연 ‘배가본드’가 최근 9월로 미뤄진 영향이 작용했다. 이에 대해 SBS는 2일 “남은 촬영 일정 및 넷플릭스 방영과 관련해 조율할 사항이 남아 있어 방송 날짜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계획대로 ‘배가본드’ 제작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절대 그이’를 ‘대타’로 급박하게 투입한 모양새이다.
사실 ‘절대 그이’는 지난해 7월 촬영을 시작하고 12월 끝낸 뒤 3개월 넘게 방송사 편성을 받지 못해왔다. 따라서 SBS의 이번 결정으로 자칫 표류할 뻔한 위기를 넘겨 숨을 돌리게 됐다. 여진구로서는 주연 드라마가 방송되기까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마음고생을 덜어낸 셈이다. 하지만 ‘절대 그이’와 ‘호텔 델루나’ 사이 공백 없이 연이어 드라마에 출연하는 결과로 이어져 이미지 소모에 대한 부담감을 지울 수도 없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여진구의 소속사 관계자는 2일 “‘절대 그이’ 편성과 관련해 방송사나 제작사로부터 미리 전달받은 내용은 아직 없지만 각 드라마의 방송과 촬영 일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