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지역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을 위해 여러 연예인들이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덕분에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기부 참여율도 올라 훈훈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잡음은 생겼다. “기부 안 하냐”며 비난을 받고, “기부 내역이 수상하다”며 오해를 받는 등 연예인들의 말 못할 고충이 곳곳에서 새어나온다.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유명 방송인 A씨의 매니저는 11일 “요즘 기부 때문에 생각이 많다”고 고백했다. 산불 피해 복구에 연예인들의 성금이 몰리면서, 조만간 한 단체에 기부하려 했던 계획을 수정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A씨가 이런 고민에 빠진 것은 일부 팬들이 “왜 기부 안 하냐”는 원성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명 연예인을 다룬 인터넷 기사에는 ‘산불 피해 복구 성금을 냈는지 안 냈는지’로 그들의 인성을 평가하는 댓글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기부를 안 했다는 이유만으로 예상치 못한 비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누가 얼마나 (기부)할 거냐’고 서로 묻는 웃지 못할 풍경이 펼쳐진다”고 귀띔했다.
기부를 결정한 뒤에도 금액에 대한 고민이 뒤따른다. 한 연기자 소속사 관계자는 “적게 해도, 많이 해도 이래저래 눈치가 보인다”고 토로했다. 신인급 연기자가 거액의 기부금을 냈다가 “분수에 안 맞다”며 비꼬는 반응을 봤기 때문이다. 또 “후배급 연예인보다는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어 여러 모로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가수 아이유는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한 기금으로 써 달라며 5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수상하다”는 터무니없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산불 피해 지역에 초등학교가 없는데 왜 이 단체에 기부를 했냐’는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이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측은 10일 “산불 현장의 실태를 파악 중이며, 재단에서 지원하던 아동 중 4명에게 긴급 생활비를 지원했다. 집이 전소되거나 주거지가 훼손된 가정에 긴급 생계비나 주거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런 행태가 기부에 대한 불신감, 기부문화 축소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