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꿈은, 요 무릎이 안 아팠음 좋겠어잉. 꿈은 무장무장(‘점점 더’의 전라도 사투리) 변하더라고∼. 요즘 수전은 꿈이 뭐데요?”
걸쭉한 말투로 70대 할머니가 묻자 금발의 최고경영자(CEO)가 머뭇거렸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거예요. 할머니처럼요”라는 답변이 나왔다.
21일 인기 스타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73)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 화제가 됐다. 지난달 유튜브 CEO인 수전 워치츠키(51·여)가 직접 박 할머니를 찾아 ‘박막례 쇼’를 콘셉트로 이야기를 나눈 영상이었다.
박 할머니는 구독자 80만 명을 넘어선 유튜브 스타다. 지난해 구글 개발자회의에 한국 대표로 초대받아 미국 캘리포니아의 구글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수전(워치츠키 CEO) 못 봤소잉?” 하며 여기저기에 묻고 다녔던 장면이 화제가 되자 그가 직접 한국을 찾아온 것이다.
세대와 조국은 다르지만 두 사람은 모두 ‘워킹맘’이기도 하다. 박 할머니가 “애 셋을 두고 파출부 일을 하다 보면 그 집 애들과 우리 애들이 비교돼서 힘들었다. 어떻게 이 큰일을 다 하시냐”고 묻자 워치츠키 CEO는 “나도 애 다섯의 엄마다. 아이들을 키우며 다음 세대가 유튜브를 어떻게 쓰는지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또 “(퇴근해서) 밤늦게까지도 장난감 떨어진 거 줍고, 일은 끝이 없다. 심지어 여기서도 애들이 저한테 문자를 보내 숙제에 관해 물어보고 있다”며 웃었다.
인터뷰를 마친 워치츠키 CEO가 박 할머니에게 김밥 싸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김밥 김에 더듬더듬 밥을 올리는 워치츠키 CEO를 보고 박 할머니는 “잘혀, 잘혀”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워치츠키 CEO는 “박 할머니가 유머감각과 통찰력이 있어서 세대를 아울러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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