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세계관 완결편…액션·서사 탄탄 성지 ‘용아맥’ 5월4일까지 전석 매진 1000만 넘어 아바타 기록 깰지도 주목 관객들 “마블과 함께한 10년 눈물이 나”
“휴가와 개봉일이 겹쳐 일찌감치 예매창 새로고침을 수십 번 눌러 성공했다.” (23·군인)
“중간고사 기간이라 일찍 끝나서 왔다. 앞으로 세 번 더 볼 거다.” (17·여고생)
“어제 새벽 겨우 취소 표를 구했다. 교대근무를 마치고 후다닥 왔다.” (40·남·직장인)
“개봉일에 보려고 연차를 냈다. ‘어벤져스’의 마지막이라 첫날 보고 싶었다.” (28·남·직장인)
24일 개봉한 ‘어벤져스:엔드게임’(어벤져스4)의 열기가 너무 뜨거워 데일 지경이다. 시작부터 ‘광폭흥행’이며 ‘광풍’이다. 블록버스터를 가장 효과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성지’로 통하는 ‘용아맥’(서울 용산CGV 아이맥스 상영관)에는 개봉 첫날 새벽부터 관객이 구름처럼 몰렸다. 624개 좌석은 회마다 매진. 심지어 25일 오전 2시15분 상영분도 단 2석만 빼고 다 팔렸다. 5월4일치까지 ‘용아맥’ 좌석은 구할 수 없다.
열기는 신기록으로 직결됐다. 이날 상영 시작 4시간30분 만인 오전 11시30분 100만 관객(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돌파했다.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종전 최고 오프닝 기록인 2018년작 ‘신과함께:인과 연’의 124만 명을 단숨에 앞질렀다.
이날 오후 용산CGV에서 만난 최 모 씨(29·여)는 “친구들을 동원해 예매에 성공했다”며 “아이맥스를 봤으니 앞으로 4DX, 2D관에서 한 번씩 더 볼 계획”이라고 했다. 연일 쏟아지는 이슈에 관심이 쏠려 극장을 찾은 관객도 적지 않았다. “외근하고 직장동료와 함께 3D 버전으로 봤다”는 40대 강 모 씨는 “요즘 여기저기서 ‘어벤져스’를 얘기해 궁금해 챙겨봤다”고 말했다.
‘어벤져스4’의 폭발적인 분위기는 어린이날 연휴가 겹친 5월 첫째 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관계자는 이날 “‘어벤져스’ 2편과 3편에 이어 이번에도 1000만 관객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열풍에 힘입어 관객층이 50∼60대로 확대된다면 역대 외화 최고 흥행작인 2009년 ‘아바타’(1348만명)를 넘어 그 이상 기록도 가능하다는 예측이다.
● “영화관서 다 같이 훌쩍훌쩍”
‘어벤져스4’는 치솟을 대로 치솟은 관객의 기대치에 그대로 부합하는 탁월한 완성도로 그 위용을 드러냈다. 2008년 ‘아이언맨’으로 시작해 햇수로 12년간 22편의 작품으로 구현한 마블 히어로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완결편으로 제 몫을 하고 있다. 마블 시리즈에서 활약한 크고 작은 캐릭터들이 한 데 모여 절대악 타노스에 맞서 벌이는 후반 대전투는 장엄하기까지 하다.
특히 시간여행 콘셉트를 적용, 과거로 향해 자신들이 거쳐온 사건을 다시 마주하는 영웅들의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뭉클하다. 아버지를 만나는 아이언맨이나 첫사랑과 재회하는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은, 이들이 판타지의 주인공이 아닌 유려한 역사를 가진 진짜 영웅이라고 말하고 있다. 액션만큼 서사도 강해 상영시간 3시간1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SNS에서 확인되는 관객의 반응 역시 절대적이다. “10점 만점으로 부족하다” “마블의 역사가 주마등처럼 흘러 눈물이 날 지경” “영화관에서 다 같이 훌쩍훌쩍했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수입배급사 측은 스포일러와도 전쟁 중이다. 제작진이 “오리지널 히어로 6명이 이별을 고한다”고 예고한 대로 영화 엔딩은 뭉클함과 아쉬움이 뒤섞여 감동을 자아낸다. 알고 보면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어 아직 보지 않은 팬들은 스포일러를 경계하며 ‘댓글 보기 금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용산(서울)|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