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은 KBS 2TV ‘닥터 프리즈너’를 끝낸 뒤 “잘 버틴” 자신을 칭찬했다. 후반부에는 체중이 62kg까지 줄고, “직전까지 연기를 관둬야지 했던” 마음도 언제 품었냐는듯 사라졌다. 시청자의 긍정적 반응과 함께 자신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은 덕분이다.
그는 “언제나 그렇듯 주어진 역할을 마무리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통해 생기는 스스로에 대한 떳떳함이 그를 일깨우고 있다.
“연기의 감이 생긴 것 같은데, 아직도 연기가 뭔지 모르겠다. 알려고 해도 평생 알지 못할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나의 연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엄격해져 더 어렵다. 연기가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연기를 통해 치유를 받는 부분이 있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모르고, 취미도 없는 애가 연기도 하지 않으면 어쩌겠나. 하하!”
자신을 바라보는 높은 잣대 탓에 쉽게 만족하지는 못한다. 주변에서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줘도 스스로가 인정하지 못하면 허울에 그칠 뿐이다. 그는 “남들의 시선보다 내가 나를 떳떳하게 여길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닥터 프리즈너’에서 그는 “엄청난 담금질”을 했다. 이전과 다른 호흡, 목소리 톤에 공을 들였다. 상대방에게 이야기가 들릴듯 말듯한 발성과 저음으로 차가운 이미지의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드라마가 끝날 즈음에는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커피를 마시기도 했지만, 꾸준히 따뜻한 물을 마시며 성대를 보호하는 데 집중했다. 또 자신의 부족함은 김병철·최원영 등이 채워줘 인기리에 마칠 수 있었다고 공을 나눴다.
남궁민은 새삼 시대의 흐름이 놀랍다. 데뷔 초에만 해도 “약해 보여서 남자다운 캐릭터를 못 할 친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그가 ‘닥터 프리즈너’를 포함해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냄새를 보는 소녀’(2015)와 ‘리멤버 - 아들의 전쟁’(2016)에서 악역을 맡았다. 단절된 삶에서도 빠져나와 동료들과의 교류를 늘려가고 있다.
“살갑게 대하거나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 아니었다. 숫기가 없어서 말을 잘 걸지도 못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선배들에게 연기 고민 등을 털어놓고, 후배들에게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선배로 변한 것 같다. 동료들과 밥 먹고 술 마시면서 소통하는 게 일상의 즐거움 중 하나다.”
운동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허리와 목 디스크가 좋지 않아 다른 연기자들처럼 몸 만들기가 아닌 건강이 목적이다. 그는 “하지 않으면 아프고, 해도 아픈 필요악”이라며 “골프, 테니스, 스케이트보드? 나는 집에서 편하게 자세를 취하는 게 취미”라며 웃는다.
남궁민이 지금 가장 갖고 싶은 건 위트이다. “농담할 때 MSG(화학조미료)를 쳐도 주변에서는 진담으로 받아들인다. 해외배우들은 목소리 톤 변하지 않고 농담을 잘하던데, 나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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