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아미’(방탄소년단 팬)들이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영국 런던에 집결했다. 1 공연장인 웸블리 스타디움을 찾은 한 팬이 입장을 기다리며 각종 기념품을 펼쳐놓고 있다. 2 지난달 28일 런던 무어게이트역 인근에서 문을 연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 입구에서 팬들이 줄을 서 있다. 3 한국 팬들이 “본업이 아미”라는 의미로 만든 증명서. 4 직접 제작한 티셔츠 차림으로 공연장을 찾은 한국 팬들. 런던(영국)|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런던 시내 한국어 떼창 진풍경 굿즈 팝업스토어 2km나 줄서 미국·폴란드서 온 원정팬들도 “BTS 공연 볼 수 있어 행운이죠”
1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중심부인 피커딜리 서커스 광장에 1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평소 유동인구가 많아 교통 혼잡이 극심한 곳이지만 이들은 3시간 전부터 모여들었다. 방탄소년단(BTS)의 팬들이었다.
한국은 물론 미국, 브라질, 루마니아,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일본, 중국 등에서 날아온 이들은 각기 국기와 ‘아미봉’(방탄소년단 공식 응원봉)을 들고 있었다. 방탄소년단이 모델로 나선 현대자동차 팰러세이드 광고가 대형 스크린에 내비치기 시작하자 ‘불타오르네’, ‘피땀눈물’,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 그룹의 노래를 한국어로 따라 부르는, ‘떼창’의 진풍경을 연출했다. 런던을 상징하는 빨간색 2층 버스 속 관광객, 주위 상가의 상인들과 손님들, 심지어 지나가던 택시기사 등 시민들이 광경을 휴대전화에 담기 바빴다.
팬들은 ‘아미’로 불리며 방탄소년단의 열성적인 응원단을 자임한다. SNS를 통해 그룹과 소통해온 이들은 전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며 이들의 노래와 메시지를 전파한다. 방탄소년단이 세계 정상의 위상을 차지하는 데 힘을 보탠 ‘일등공신’도 이들이다.
지난달 25일 방탄소년단의 브라질 공연을 보고 곧바로 런던으로 온 영국인 로라(27)는 “두 나라에서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굉장한 행운”이라면서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BTS의 메시지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닫고 더 좋아하게 됐다. 방탄소년단이 주는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들의 행렬은 이날 런던 곳곳을 축제 분위기로 달아오르게 하며 들썩였다. 이는 이번 공연 5일 전인 지난달 28일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런던 무어게이트역 인근 워십 거리에서 임시로 문을 연 팝업스토어에서도 확인됐다.
이 곳에서는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비롯해 모자, 양말, 가방, 손목밴드, 손수건 등 총 45개의 ‘굿즈’를 판매했다. 이를 사기 위해 팬들은 인근 건물 4개를 에워싸며 2km 가량 길게 늘어서 입장을 기다렸다. 최저가인 6000원 짜리 볼펜부터 고가의 재킷(32만2500원)까지 평균 6만7500원의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이들이 손에 든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빨간색 봉투에는 상품이 가득했다. 이들은 품절을 우려해 오전 10시 개장에 앞서 전날 밤 10시부터 대기했다.
‘아미’인 여자친구를 따라 미국에서 함께 온 메이슨(남·29)은 “여자친구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다 팬이 됐다”며 “여자친구와 함께 입을 티셔츠와 모자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폴란드의 줄리아(23)는 “국적과 인종이 달라도 우리는 아미!”라며 “한국어 가사를 자발적으로 각국 언어로 번역해 공유하고 누구라도 (방탄소년단과 관련한)것을 모르는 일이 없도록 나누는 기쁨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2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아미와 서로를 충전하는 배터리와 같다. 우리는 서로 충전하고 힘을 준다”고 화답했다.
빅히트 측은 3일까지 6일 동안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에 1만5000여명이 다녀갈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 각국의 ‘아미’(방탄소년단 팬)들이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영국 런던에 집결했다. 1 공연장인 웸블리 스타디움을 찾은 한 팬이 입장을 기다리며 각종 기념품을 펼쳐놓고 있다. 2 지난달 28일 런던 무어게이트역 인근에서 문을 연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 입구에서 팬들이 줄을 서 있다. 3 한국 팬들이 “본업이 아미”라는 의미로 만든 증명서. 4 직접 제작한 티셔츠 차림으로 공연장을 찾은 한국 팬들. 런던(영국)|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