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봉 첫 주 300만 관객 돌파 “할머니랑 왔죠” “영화 안 어려워” 전 연령층 관심…황금종려상의 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개봉 첫 주 300만 관객을 거뜬히 모았다. 작품성과 메시지, 장르적인 재미까지 두루 갖춘 영화에 2030세대는 물론 중장년 관객까지 가세해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5월30일 개봉한 ‘기생충’(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이 2일 누적 300만(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넘어섰다. 나흘 만이다. 토요일인 1일 하루 관객은 112만6561명. 5월 말 개봉작 가운데 하루 100만 관객을 넘기는 경우는 ‘어벤져스’ 등 극소수 블록버스터에 불과하다.
‘기생충’의 거침없는 흥행은 개봉 초반부터 전 연령대 관객이 대거 극장으로 몰리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일 “평일인 목요일 개봉임에도 아침부터 각 상영관 객석이 거의 찼다”며 “중장년층이 개봉 초반 몰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실제로 개봉일인 5월30일 오전 서울 용산CGV를 찾은 관객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날 오전 9시40분부터 상영한 ‘기생충’을 관람한 한 70대 여성은 “신문과 TV 뉴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궁금해서 일찍 봤다”며 “노년의 우리 세대가 과연 잘 살았나 씁쓸함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주변에 많이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50대 어머니와 동행한 20대 남성은 “수상 후보에 오른 순간부터 무조건 개봉하자마자 보기로 했다”며 “극장을 자주 찾지 않는 어머니도 이번에는 많이 궁금해 하셔서 함께 봤다”고 말했다. 이웃들과 함께 극장을 찾은 40대 여성은 “상을 받았다고 해서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이해하기 힘들지 않았다”면서 만족해 했다. 또 “할머니와 함께 영화를 봤다”는 손녀의 관람평, ‘4인 가족끼리 봤다’는 리뷰 등이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자주 확인되고 있다.
관객은 ‘기생충’에 숨겨진 다양한 함의를 찾아 해석하고 분석하면서 작품을 파헤치는 과정에도 열심이다. 이를 반영하듯 ‘기생충 해석’이란 키워드가 주말 동안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에 여러 차례 오르내리기도 했다. ‘기생충’의 흥행세는 6일 현충일을 전후해 다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배급사는 이르면 3일, 늦어도 4일 손익분기점인 370만 명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