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연시작 8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 주변은 ‘아미(ARMY)’들로 가득찬 모습이었다. 공연 장소 주변 도시철도 3호선 종합운동장역에 내린 아미들은 역사 벽면에 설치된 방탄소년단 지민의 광고를 배경으로 사진 남기기에 여념 없는 모습이었다.
역에서 나와 아시아드 보조경기장까지 이어진 1km 구간의 도로에는 방탄소년단 ‘굿즈(기념품)’를 사고팔기 위한 ‘간이장터’가 형성됐다. 아미들과 상인들은 방탄소년단 멤버 얼굴이 새겨진 브로마이드와 스티커 등 직접 만든 물건을 길거리에 전시해놓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김해 장유에서 온 성시연양(14)과 박준서양(14)은 “티켓팅에 실패해서 직접 공연을 볼 수는 없다는 게 속상하지만, 멤버들 굿즈를 사기 위해 아침 9시에 집에서 나왔다”며 “서울에서 공연을 하면 너무 멀어서 근처에도 못 가지만 부산에서 하니깐 현장 주변에라도 올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웃어보였다.
아시아드 보조경기장 주변은 공연 주최 측에서 마련한 각종 부대행사에 참여하거나, 방탄소년단 굿즈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는 아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근 도로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얼굴이 새겨진 대형버스가 줄지어 세워져있어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주에서 온 이서현양(18)은 “방탄소년단이 데뷔할 때부터 팬이었는데, 지금은 ‘월클(월드클래스)’이 된 거 같아서 감개무량하다”며 “방탄소년단 단독 공연에 온 건 처음이라, 아직 실감은 안 나지만 재밌을 거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양의 친구인 고혜정양(18)도 “공연을 보기 위해서 아침 7시에 팬클럽 전용 버스를 타고 부산을 찾았다”며 “일찍 도착해서 현장 굿즈도 수령하고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웃었다.
현장에서 캐리어를 끄는 외국 팬들의 모습은 방탄소년단의 전 세계적 인기를 실감케 했다. 타이완에서 온 미니씨(24)는 “방탄소년단 멤버 중에 정국과 지민을 가장 좋아한다”며 “그들의 고향을 방문해 공연까지 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16일 부산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2차 팬미팅 공연 현장. (독자제공)마침내 이날 오후 7시 15분. 두 번째 공연 시작과 함께 BTS 맴버 7명 RM,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이 무대에 오르자 아미들은 떠나갈 듯한 함성을 내지르며 공연이 시작됐음을 실감케 했다.
미처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한 일부 팬들은 고층 난간이나 공연장 주변에 머물며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는 모습이었다.
이날 공연은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가까이 진행된 후, 오후 10시 밤하늘을 뒤덮은 불꽃쇼와 함께 끝났다.
아미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쉽사리 공연장 주변을 뜨지 못했다. 공연장을 떠나는 방탄소년단 맴버들이 탄 차량을 보기 위해 주차장 주변에 모이거나, 사진을 남기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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