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하면 떠오르는 가수, 청하(김찬미·23)다. 이름에서 배어나오듯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이 가득하다. 데뷔 시기도 여름이었고, 내놓는 곡마다 시즌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곡들로 모두 성공을 거뒀다. 덕분에 데뷔 2년차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이름 앞에 ‘서머 퀸’이라는 타이틀도 붙었다.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여성 솔로가수로서 입지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청하는 한층 더 풍성해지고 한 뼘 더 성장해보였다.
24일 오후 네 번째 미니음반 ‘플러리싱’을 발표하며 서울 마포구 서강대 메리홀에서 쇼케이스를 연 그는 “‘서머 퀸’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좋은 수식어로 대중에게 기억이 된다면 엄청난 영광일 것”이라면서도 “‘이번엔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하는, 항상 ‘물음표’가 붙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음반은 자신의 바람대로 안정보다는 변화를 꾀했다. 전매특허인 화려한 춤 실력과 섹시한 매력을 앞세워 ‘서머 퀸’의 안정된 길을 걸을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변화와 성장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여름=청하’와 같은 비슷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서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다시 상큼하고 청량감 넘치는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예전과 달라지는 게 없으니까. 팬들도 ‘청하의 옛 모습’보다는 새로운 점을 보고 싶어 할 것 같다. 앞서 발표한 ‘벌써 12시’라는 곡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생각한다.”
타이틀곡 ‘스냅핑’은 이전 곡보다 더 화려해진 것은 물론 청하의 색다른 모습을 담아냈다. 마마무의 ‘별이 빛나는 밤에’, 벤의 ‘꿈처럼’ 등 히트곡을 쓴 인기 작곡가 박우상의 곡이다. “(작곡가가)저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했다고 하더라. 얼마 전에 한 스포츠브랜드 광고모델로 활동했는데 단순하게 섹시함만 있는 게 아니라 ‘힙합’스러운 느낌을 보고 청하한테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그 점을 끌어내고 싶다고 했다.”
작곡가의 생각은 그대로 맞아떨어졌고, 청하는 자신의 매력을 100% 이상 끌어올렸다. 그동안 고수했던 검은색 긴 머리를 파격적인 노란색으로 물들였고, 춤은 더 역동적으로 변했다. 손가락을 튕겨 주문을 거는 듯한 포인트 춤은 청하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아무래도 제 곡이니까 춤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려고 한다. 함께 춤추는 댄서들과 좋은 시너지를 낸 것 같다. 데뷔 이후 2년 동안 하나부터 열까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좋다. 눈빛으로만 서로를 안다는 건 얼마나 큰 장점인가.”
청하는 이번 앨범에 자작곡을 담았다. 앨범과 같은 제목의 ‘플러리싱’을 작사, 작곡했다. 타이틀곡으로 내세우고 싶은 욕심보다는 해외 팬들과 소통한다는 생각에 영어로 쓴 곡이다.
“데뷔곡부터 ‘벌써 12시’까지 모두 과분할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덕분에 해외 팬들도 많이 생겼다. 그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에 영어로 부르게 됐다. 막연했던 시작(데뷔)을 지나 솔로로 활동하며 생긴 감정을 솔직하게 담았다. 흰 캔버스에 여러 색깔을 칠해보며 내게 맞는 색을 찾기 위한 시간들이 잘 표현된 것 같아 아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