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일 “한국 영화, 이렇게 미국한테 아직도 밀려야 하나”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6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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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변신'

“악마가 가족의 모습으로 변하는 점이 다른 영화와의 차이점이다. 하우스 호러 포인트에 한국적 일상을 더했다. 보통 악마가 나오는 그런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스릴러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했다. 그걸로 인해서 더 크게 다가오는 현실적 공포를 강조했다. 선과 악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모호한 경계에서 오는 미스터리가 있다. 이 영화는 진짜다. 나와 나의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변신’을 연출한 김홍선(43) 감독은 16일 제작발표회에서 다른 호러 영화와의 차이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영화 ‘변신’의 포인트는 현실성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호러다. 사실 호러하면 귀신이나 악마가 나옴으로써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간다. ‘변신’에서는 이러한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현실에 발을 디딘 호러를 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성동일(52)은 “그동안 우리가 봤던 오컬트 영화는 목적없이 악마가 나타나거나, (목적이) 있어도 단순한 목적으로 등장한다. 감독님이 말한대로 가장 한국적인 공포 스릴러를 만들었다. 배우들의 눈물 연기도 많고, 관객들도 짠해서 같이 울 수 있는 장면이 꽤 나온다. 가족들간의 사랑, 소중함을 담은 영화다. 어떤 공포 스릴러와도 완전히 다른 가족이야기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또 “‘반드시 잡는다’를 하고 홍선이와 영화를 다신 안 하겠다고 했었다. ‘변신’은 따뜻한 가족이야기였다. 가족이야기하면 나 아닌가 싶어서 하게 됐다. 애들 사교육도 좀 필요하고 해서…. 코드가 잘 맞는다. 내가 좋아하는 감독님”이라며 웃기기도 했다.

‘변신’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으로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다. 악마가 자유자재로 사람의 모습으로 바뀐다는 설정이다. 성동일과 함께 배성우(47), 장영남(46), 김혜준(24), 조이현(20), 김강훈(10)이 출연했다. ‘기술자들’, ‘공모자들’, ‘반드시 잡는다’의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미성년’, ‘킹덤’에서 활약한 김혜준은 첫째 ‘선우’ 역을 맡았다. 악마가 가족으로 변할 때의 특징에 대해 “악마가 가족으로 변신을 했을 때 바로 악마성을 드러내면 영화 이야기도 재미없어지고 지루해진다. 그런 측면에서 ‘변신’은 악마가 악마성을 드러내기보다, 숨어든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엄마 ‘명주’ 역의 장영남은 ‘악마가 왜 무섭냐,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요즘 사건 사고를 보면 끔찍한 일이 정말 많지 않나. 그런 분들을 보면 ‘저 사람들이 악마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엔 사람이 더 무서운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나는 악마가 있다고 믿는다. 다만 ‘영화를 찍다 보니 사람이 악마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강력범죄라든지,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사건 사고들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과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자신이 한 나쁜 짓, 무서운 짓을 숨기기 위해 악마란 존재를 만들어낸 게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극중 삼촌 ‘중수’이자 구마사제로 등장하는 배성우는 앞서 구마사제를 연기한 강동원, 박서준과의 차별점에 대해 “특별히 나만의 구마사제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대본 자체에 있는 역할이 명확했다. 구마사제의 역할도 했지만, 가족의 역할도 함께 해야 했다. 가장 중점을 둔 건 ‘죄책감’과 ‘사명감’ 사이에서의 갈등이었다. (강동원, 박서준과 비교했을 때는) 실제(구마사제)와 가장 가깝지 않을까 싶다. ‘더 킹’ 찍을 때도 감독님이 가장 검사같다는 말씀을 해줬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배성우가 주연으로 전면에 나선 첫 작품이다. 배성우는 “사실은 부담감이 더 왔다. 다행히도 혼자서 영화를 끌어간다든가하는 역할이 아니다. 사실 나도 삼촌이라 가족이다. 같이 호흡을 맞춰가고 극을 전체적으로 모든 배우가 함께 만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촬영하면서 하나의 역할을 맡아 톱니바퀴로 잘 굴러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자세를 낮췄다.

성동일은 “(‘변신’의 구마사제는) 남의 일을 쫓아다니면서 하는 게 아니다. 그거하고는 입장이 좀 다르다. 140도 정도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180도는 아니다. ‘또 구마사제 얘기야?’라고 하기에는 많이 다르다”고 자부했다.

제작발표회 중간 지목토크에서는 막내 ‘우종’ 역의 김강훈이 가장 인기였다. TV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이병헌의 어린시절을 연기했고, 개봉할 영화 ‘엑시트’에도 출연한다. 특히 연기천재가 누구냐는 질문에 모든 출연자들은 김강훈을 꼽았다.

장영남은 “칼을 들고 삼촌을 찌르기 일보 직전까지 하는 연기가 있는데 깜짝 놀라게 잘 해냈다”고 전했다. 배성우는 “연기가 시작되면 다른 사람이 된다. 그 분이 온다. 눈물 연기할 때도 현장이 정신없었는데 혼자서 갑자기 눈을 가리고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됐습니다’하고 바로 감정이 나오더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김강훈은 연기를 가장 많이 도와준 선배로 ‘엄마’ 장영남을 꼽았다. 김강훈이 “일단 모두가 나를 잘 챙겨주고, 연기에 집중하게 해줬다.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장영남 엄마인데, 특히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감정을 많이 잡아줬다”고 인사했다. 그러자 성동일은 “미안하다. 너 연기에 방해를 해서”라며 또 웃겼다.
그러면서도 성동일은 주연과 단역들의 노고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 없는 (배우) 몇 분이 있다. 그 분들 연기를 보는 것도 재밌을 거다. 모든 배우가 분량이 같다. 주연, 조연 없이, 단역 없이 모든 배우가 다 주인공이다. 전 세계에서 볼 수 없는 가족 공포 극한 스릴 영화다. 소개가 안 된 비장의 무기인 배우들이 있다.”

김 감독은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성동일 선배의 연기인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연기는 변신한 연기가 아니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예고편에도 선배님이 변신한 장면이 나온다. 가장 인상 깊고 벅찼던 연기는 선배님의 변신한 연기가 아니었다”면서도, 스포일러가 되기에 더는 말할 수 없다며 말을 마쳤다.

한편 마지막 인사 요청에 성동일은 “한국영화가 너무 밀린다. 이렇게 미국한테 아직도 밀려야 하나. 홍보 잘 해달라. 한국 영화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감독을 포함한 출연진과 함께 큰절을 했다. 한국판 신 오컬트 호러 무비 ‘변신’은 8월 개봉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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