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판결에 대한 반발로 대 한국 수출 규제 등 경제보복 조치에 나선 뒤 국내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이 확산하면서 개봉을 앞둔 세 편의 영화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봉오동 전투’와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 ‘주전장’이다.
8월7일 개봉하는 유해진·류준열 주연 ‘봉오동 전투’(제작 빅스톤픽쳐스)는 1920년 만주에서 벌어진 독립군 첫 승리의 역사를 기록했다. 최대한 기록에 기반을 두면서도 승리의 서사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다. 연출자 원신연 감독은 “독립신문 등 자료에 남은 기록을 토대로 실제 전투를 재현하는 데 충실하려 했다”며 “그동안 일제강점기 영화가 주로 피해상황을 그렸지만 이젠 승리의 역사로 패러다임을 바꿀 때”라고 밝혔다.
8월8일 선보이는 ‘김복동’(감독 송원근·제작 뉴스타파)은 올해 1월 94세의 일기로 눈을 감기 전까지 일본의 사과를 받기 위해 희망을 놓지 않은 고 김복동 할머니의 여정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다. 1992년 위안부 피해자임을 고백한 그는 여성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로 활동해왔다.
배우 한지민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영화는 5월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돼 호평 받았다. 제작 관계자는 16일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되는,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자 잊어서는 안 될 현재진행 중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달 25일 관객을 만나는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은 일본계 미국인 유튜버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30여 명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 우익 세력이 왜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숨기려는지 이유를 좇는다. 4월 일본 개봉 당시 우익인사들로부터 ‘상영 중지’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15일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미키 데자키 감독은 “한일간 위안부 문제 인식을 정확히 해 생산적인 토론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아베 정권이 강제노동 문제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은 유감”이라며 “인권의 문제이지, 외교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