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이 대립하는 초현실적인 세계관이 관객의 공감을 얻어 후속 시리즈로 이어질 수 있을까. 최근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다뤄져 익숙해진 세계가 31일 개봉하는 ‘사자’를 통해 또 한 번 관객을 찾는다. 관객 평가와 최종 스코어 등 녹록지 않은 ‘관문’이 남아 있지만 감독과 출연진은 이미 “후속편 설계까지 마쳤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연기자 박서준과 안성기가 주연하고 김주환 감독이 연출한 ‘사자’(제작 키이스트)가 22일 시사회를 통해 이야기를 공개했다.
‘사자’는 어릴 때 경찰관 아버지를 잃고 이종격투기 선수로 자라난 용후(박서준), 바티칸에서 온 구마사제 안 신부(안성기), 검은 주교로 불리는 악령 지신(우도환)이 그 주역이다. 의문의 상처가 생긴 손으로 악령을 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용후는 악에 맞선 구마의식을 벌이는 안 신부와 동행한다.
‘사자’는 초현실적인 현상을 다루는 오컬트 장르를 표방하면서도 미스터리와 공포를 버무리고, 부성애를 녹여 넣은 감성 드라마에 영웅 서사까지 뒤섞어 넣었다. 하지만 이처럼 새로움을 추구하려다 정작 이야기의 긴장감은 느슨하게 풀렸다. 새롭지 않은 구조 탓에 ‘기존 오컬트와 차별점’을 묻는 질문이 나왔을 정도다.
2017년 여름 연출 데뷔작 ‘청년경찰’로 565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김주환 감독은 박서준과 다시 의기투합해 ‘사자’를 완성했다. “선과 악의 구조 안에서 이야기를 구상했다”는 감독은 “성경과 오래된 그림을 찾아보면서 장르의 관습에서 벗어나려 했고, 힘을 가진 사람이 운명을 개척해 영웅이 된 뒤 다른 사람을 구하는 구조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사자’의 총 제작비는 130억 원이다. “악령과 수녀단 등을 통한 ‘사자 유니버스’를 구축했다”는 감독의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손익분기점인 35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