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 여왕’ 공효진 그동안 맡은 이미지와 겹치는 동백 다른 모습 보여주고자 매 장면 최선
‘로코 초보’ 강하늘 실제 내 성격과 거의 흡사한 캐릭터 대본 그대로 표현하고자 노력했죠
청량한 가을 하늘만큼이나 티 없이 맑은 남녀가 찾아온다. 스스로 편견에 갇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여자와 사랑하는 마음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남자가 운명처럼 만난다. 18일 첫 방송하는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두 주인공이다. 공효진과 강하늘이 경북 포항 구룡포의 푸르른 바다를 배경으로 순도 100% 사랑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대표 여배우로 손꼽히는 공효진과 순박한 이미지를 지닌 강하늘의 만남에 시선이 쏠린다. ● 로맨틱 코미디 ‘장인’과 ‘초보’의 만남
공효진과 강하늘은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각각 2016년 SBS ‘질투의 화신’과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이후 나란히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강하늘에게는 올해 5월 군 제대 후 복귀작이다.
오랜만에 시청자와 만나는 두 사람은 17 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백꽃 필 무렵’ 제작발표회에서 기대 이상의 어울림으로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9살의 나이 차가 나지만 위화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친근한 분위기를 뿜어냈다. “떨리는데, 그 이상으로 설렌다”고 입을 모으며 서로의 호흡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공효진은 “강하늘은 현장에서 기운이 넘치고 긍정적이다”면서 “보고 있으면 흐뭇할 정도다”며 미소 지었다. 이에 강하늘은 “진짜 좋은데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출연 결정에 공효진 선배의 영향력이 크다. ‘팬심’으로 선택했다”고 화답했다.
드라마는 홀로 아들을 키우는 동백(공효진)이 한적한 어촌마을에서 까멜리아라는 작은 술집을 운영하며 순경 황동식(강하늘)을 비롯해 동네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마음의 문을 닫은 서울 여자와 순박한 시골 청년이 순수하고 설레는 사랑을 나눈다.
공효진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강점을 살려 또 한 번 장기를 발휘한다. 연출자 차영훈 PD와 임상춘 작가가 기획 단계 때부터 그를 놓고 캐릭터를 만들었을 만큼 ‘공효진=동백’의 공식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은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고민을 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맡아온 캐릭터의 “착하고, 어려움에 맞서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성격과 비슷해 다르게 표현할 방법을 찾느라 시간이 걸렸다.
그는 “스스로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기에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장면 한 장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변화에 대한 갈증만큼 애칭 ‘공블리’에 대한 애정도 컸다. 그는 “아마도 시청자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의 색깔이 비슷한 걸 보니 제 취향인 것 같다”고 했다.
본격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하는 강하늘의 ‘무기’는 공효진과 임 작가의 글이다. “전략적으로 연기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는 그는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 느낌을 잊지 않고, 대본에 나온 그대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강하늘은 실제 성격과 거의 흡사한 캐릭터 설정이어서 완벽한 소화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 알고 보니 로코+휴먼+스릴러
‘동백꽃 필 무렵’은 공효진과 강하늘의 순수한 러브스토리가 절반 가까이 이야기를 채운다. 이와 함께 공효진이 동네 사람들과 얽히고설키며 벌이는 웃음과 눈물의 뒤범벅 에피소드도 빼놓을 수 없는 시청 포인트이다. 여기에 ‘비밀 병기’가 숨어 있다. 평화로운 마을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고, 손을 움켜쥐게 하는 스릴러 장르로 드라마는 틈새를 빼곡히 메운다. ‘까불이’라는 정체 모를 인물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차영훈 PD는 “축구로 비유하면 4-4-2 전술을 쓰고 있다”며 “로맨틱 코미디 4, 휴먼스토리 4, 스릴러 2의 분량이 드라마를 구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효진은 “저를 포함한 모든 배우들이 까불이에 대해 전혀 모른다”며 “까불이 촬영 때에는 누구와도 같이 찍지 않으며 비밀스럽게 하고 있다”고 말해 호기심을 드러냈다.
이를 제외하면 거의 ‘청정구역’이다. 차 PD는 “시청률 경쟁에 뛰어들면 자극적이고 센 설정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우리는 소소하고 따뜻하며 정감 넘치는 이야기로 시청자가 위로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공효진도 “민망한 장면 하나 없이 온 가족이 모여 볼 수 있다”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