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JTBC가 음악가와 음원 제작사에 자사의 음악프로그램 제작에 든 비용·음원 수익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와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등으로 구성된 ‘공정한 음악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대모임’은 19일 서울음악창작지원센터 리허설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주장했다.
연대모임은 JTBC가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방송된 ‘투유프로젝트 슈가맨2’에 출연한 음악인의 음원제작비와 음원수익을 편취하려는 의도가 밝혀진 사건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연대모임은 “JTBC가 음악프로그램 이후 뮤지션과 소속사에 요청한 음원 제작에 대해 계약과 다른 내용을 주장했다”면서 “계약 위반에 대한 항의와 소속사 측의 해결방안 제시에도, 1년이 넘도록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왔다. 현재까지 음원 수익은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뮤지션에게 지급되지 않은 음원수익은 1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본 뮤지션은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인디 듀오 ‘멜로망스’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대모임은 “음원의 제작은 방송사가 아닌 레이블과 뮤지션이 담당했고, 원곡에 대한 저작권은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이 송출되고 음원이 발매된 상황”이라면서 “JTBC의 대응과 태도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으며, 방송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자신들의 책임을 다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뮤지션과 소속사에게 피해를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뮤지션을 비롯 음악창작자들에 대한 방송국의 갑질행위와 횡포는 고질적인 관행으로 통한다. 방송사가 지위를 이용, 음원수익과 저작권을 가로채고, 원치 않는 조건의 방송 출연을 강요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연대모임은 JTBC의 다른 음악프로그램 ‘싱포유’도 MC를 비롯 출연자의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방송 후 유통되고 있는 음원 또한 뮤지션(혹은 소속사)이 사전에 직접 제작, 방송사에 제공했으나 이에 대한 제작비와 음원 수익에 대한 정산 역시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대모임은 “이번 사건을 단순히 특정 방송사와 특정 뮤지션 혹은 음원제작사 간의 문제만으로 볼 수 없다”고 짚었다. “JTBC를 비롯한 일부 방송사의 경우에도 본인들이 유통사로부터 투자 받은 비용의 상계나 유통사의 수익 보존을 해당 음원 수익 중 뮤지션 지급분에 전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연대모임은 이날 JTBC에게 음원수익 편취 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조사팀을 구성해 음악프로그램에 대한 전수조사, 문제점이 발견될 시 피해자에 대한 즉각적인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연대모임은 이날 기자회견 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신종길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사무국장, 신현준 성공회대학교 교수, 하장호 예술인소셜유니온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연대모임 기자회견 이후 JTBC는 공식입장을 내고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를 비롯한 음악 프로그램의 일부 음원 정산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무 담당자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음원을 제공한 뮤지션과 기획사에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그 동안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획사와 대화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JTBC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JTBC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JTBC는 지금까지 제작한 음악 프로그램의 정산 작업 전반을 점검하겠다”면서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겠다. 그리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겠다. 피해를 입은 뮤지션과 기획사에 대해서는 적절히 보상하겠다. 이를 위해 해당 뮤지션 측과 충분히 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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