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 축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3일 개막해 열흘간의 잔치에 돌입했다. 새로운 물결을 이끄는 한국 등 아시아 영화는 물론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과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넷플릭스 작품까지 올해 영화제는 한층 풍성한 상차림으로 관객을 맞는다.
전날부터 남부지역을 강타한 제18호 태풍 미탁이 지나간 뒤 이날 낮부터 부산 전역이 청명한 하늘을 되찾은 가운데 영화제는 오후 6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상영장에서 배우 정우성과 이하늬가 진행한 개막식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앞서 올해 한국영화 흥행작인 ‘극한직업’의 류승룡·진선규, ‘기생충’의 조여정, ‘엑시트’의 조정석·임윤아가 개막식장으로 향하는 레드카펫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3000여 객석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초청작 ‘종이꽃’의 안성기, ‘유열의 음악앨범’ 정해인‘, ‘버티고’의 유태오 등 다채로운 배우들의 행진이 이어졌다.
한국영화 100년을 맞아 배우 김지미는 ‘김지미를 아시나요’ 프로그램을 통해 대표작을 소개하고 전도연 등 후배들과 오픈토크에 나선다. 임권택, 이장호, 정일성 촬영감독 등도 100년사를 대표하는 영화를 두고 관객과 ‘스페셜 토크’를 진행한다.
‘발굴’과 ‘공감’의 기치를 내세운 올해 영화제 개막작은 ‘말 도둑들, 시간의 길’. 카자흐스탄과 일본의 합작영화로,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유목민 가족이 비극을 딛고 삶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이날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공동 연출자인 일본의 리사 타케바 감독은 “가족은 늘 함께해야 하는 운명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해체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밝혔다.
개막작 상영을 시작으로 영화제는 다채로운 무대를 본격적으로 펼친다. 감독과 배우가 참여하는 ‘엑시트’ ‘극한직업’ ‘생일’ 등 오픈토크, 한국영화의 미래를 가늠해볼 ‘니나 내나’ ‘윤희에게’ ‘초미의 관심사’‘야구소녀’ 등 무대인사도 쉼 없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