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서에 친분 가수 등 개인정보 요구 한 기획사 “프듀와 유착 의혹 무시 못해” 엠넷 측 “10대가 심사위원 차별화일 뿐”
케이블채널 엠넷이 내년 선보이는 새 오디션프로그램 ‘십대가수’에 대한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6년부터 방송한 ‘프로듀스’ 전 시리즈의 조작 정황이 드러났고, 심지어 다른 프로그램으로까지 경찰 수사가 확대된 가운데 제작사인 CJ ENM이 새로운 오디션프로그램을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은 물론 참가 지원서의 일부 항목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참가자 모집을 시작해 이달 24일 마감하는 ‘십대가수’는 2001년생부터 2010년생까지 10대만 지원할 수 있다. 연예기획사 연습생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10대 평가자도 참여시켜 최종 우승자를 가릴 계획이다.
하지만 지원서 항목 가운데 현재 활동하는 가수 중 누구와 친분이 있는지 기재하고, 자신과 닮은 연예인을 쓰도록 하는 내용이 있어 논란을 부르고 있다. 지원자들은 지원서를 토대로 하는 1차 심사 과정에 꼭 필요한 항목인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음악적 재능을 온전히 평가받기도 전에 외부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심사를 통과해 본 방송에 올라 이 같은 지원자 정보가 공개됐을 경우 불필요한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에 연루된 기획사의 연습생으로 활동하거나 해당 기획사의 스타와 친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해를 받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성친구 유무와 이상형까지 밝히도록 해 사생활 침해 논란도 자아내고 있다. 이미 과도한 개인정보 노출로 인한 각종 논란이 ‘고등래퍼’ ‘쇼 미 더 머니’ 등 앞선 오디션프로그램에서도 끊이지 않았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18일 “10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프로듀스’의 일부 제작진과 기획사의 유착으로 인한 비리가 발생했다. 이 시점에 굳이 엇비슷한 오디션프로그램을 제작하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엠넷 측은 “‘십대가수’는 10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기존의 오디션프로그램과는 다른 진행 방식을 추구한다”며 차별화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