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백꽃 필 무렵’의 손담비 “제대로 망가진 최향미, 내 인생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1월 22일 08시 00분


연기자 손담비가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으로 연기력을 활짝 꽃 피웠다. 스스로도 “내게 봄날이 찾아왔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연기자 손담비가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으로 연기력을 활짝 꽃 피웠다. 스스로도 “내게 봄날이 찾아왔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 ‘동백꽃 필 무렵’ 어눌한 캐릭터 완벽 연기…손담비의 재발견

“발음·목소리톤 등 캐릭터 완성
공효진·오정세 등과 호흡 축복
동백-용식 커플 연애세포 자극”


연기자 손담비(36)가 따뜻한 겨울을 맞고 있다. 찬바람이 파고들지 못할 만큼 온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1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연기자로서 제대로 ‘명함’을 내놓을 수 있게 된 자신감과 성과까지 손에 넣었다. 2007년 가수 데뷔 때부터 품었던 연기자의 꿈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드디어 저에게도 봄날이 찾아왔어요”라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 “향미,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손담비는 이를 갈았다. 최향미 캐릭터를 놓치면 오랫동안 후회할 것 같아 이전보다 더 열정적으로 준비했다. 어눌해 보이지만 할 말은 하는 극과 극의 설정, 가족의 아픈 사연에 감정을 담아 표현하기 쉽지 않았지만 잘만 하면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다. 그리고 적중했다. 연기자로서 손담비를 재발견하게 한 2개월이었다.

“이런 칭찬을 받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향미가 마지막 기회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어요. 2009년 처음 연기 도전하고 10년의 경험이 헛되지 않아 다행이에요. 공효진·오정세 등 ‘연기 구멍’ 없는 상대와 호흡을 맞춘 게 큰 도움이 됐고,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큰 축복이었어요. 정말 행복해요.”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향미 역의 배우 손담비.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향미 역의 배우 손담비.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실제로 손담비는 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기초부터 다시 다졌다. 발음, 목소리 톤, 대사 속도, 표정 등을 세세히 분석하며 연출자 차영훈 PD와 자주 의논해 캐릭터를 완성해갔다. 이왕 하는 것, “확실하게 망가지려고” 매니큐어가 뜯긴 손톱과 얼룩덜룩하게 염색된 머리카락을 그대로 ‘방치’했다. 촌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형형색색의 트레이닝복을 고집하기도 했다.

연기자로서 당당히 시청자 앞에 서고 싶은 의지였다. 손담비는 “섹시가수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겠다고 마음먹어 조급함은 없었어요”라며 “꽤 오래 걸리긴 했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라며 웃었다.

“데뷔 때부터 연기자가 꿈이었지만, 가수로서 모든 걸 과감하게 내려놓는 건 두려운 일이었어요. 두려움 속에서도 연기자로 도약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기에 이겨낼 수 있었어요. 제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는 결정 중 하나였어요. 나중에 연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고 싶어요.”

배우 손담비. 사진제공|키이스트
배우 손담비. 사진제공|키이스트

● “운명처럼 사랑이 다가올까요?”

손담비는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공효진)과 용식(강하늘) 커플을 보며 자극받았다. 예쁜 사랑이 담긴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되고 싶은 꿈과 현실의 로맨스를 떠올렸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사랑이더라고요”라고 말하는 그는 “주변에서 (짝이)‘짠’ 하고 나타날 것이라고 하는데, 저에게도 그런 운명 같은 사랑이 기다리고 있을까요”라며 웃는다.

그는 스스로 승부욕이 강하다고 말했다. “남자처럼 털털하고, 뒤끝 없고, 하지만 어느 때는 소심한 것 같으면서도 단순해요. 한번 마음먹으면 그대로 추진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제 자신을 파악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더라고요. 하하!”

손담비는 “나이 생각하면 못 살 것 같아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싶은데,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을 때는 나이를 실감해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 “이전보다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 써서 필라테스와 근력 운동을 기본으로 영양제까지 챙겨먹어요”라고 말했다.

2년 전부터는 도예를 취미로 마음도 단련하고 있다.

“흙을 만지는 게 좋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완성품의 목표를 정해놓고 하니까 더 재밌어요. 집중할 수 있어 잡생각이 들지 않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좋아요.”

● 손담비

▲ 1983년 9월25일생
▲ 2007년 가수 데뷔
▲ 2008년 ‘미쳤어’ 성공
▲ 2009년 SBS ‘드림’·연기대상 뉴스타상
▲ 2011년 MBC ‘빛과 그림자’·연기대상 특별기획 우수상
▲ 2012년 네 번째 미니앨범 ‘눈물이 주르륵’ 끝으로 본격 연기 전향
▲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유미의 방’ ‘미세스 캅2’ 등
▲ 영화 ‘탐정:리턴즈’ ‘배반의 장미’
▲ 연극 ‘스페셜 라이어’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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