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24일 현재 누적 관객 400만 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넘어섰다. 개봉 사흘째인 23일 하루에만 166만1958만 명을 동원하며 애니메이션 개봉 사상 신기록을 세웠다. 역대 일일 최다 관객을 동원한 ‘어벤져스:엔드게임’보다 불과 511명 적다.
‘겨울왕국2’의 이 같은 흥행세는 1000만 관객을 모은 2014년 1편의 개봉 첫 주말 성적(120만)을 가뿐히 뛰어넘는 기록이다. 동시에 올해 흥행 1·2위인 ‘극한직업’(313만)·‘어벤져스:엔드게임’(630만)과 견줄 만한 성적이기도 하다.
파죽지세의 흥행 성과는 관객의 열띤 호응을 증명한다. 하지만 한 편의 영화가 전국 극장의 상영관 대부분을 ‘싹쓸이’하면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겨울왕국2’의 23일 상영횟수는 1만6200회에 이른다. 전국 극장의 전체 상영횟수 총 2만2110회 가운데 73.4%에 해당한다. 이는 곧 기록 행진으로 직결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 직격탄은 같은 시기 상영한 영화로 향했다. 조진웅 주연 ‘블랙머니’는 ‘겨울왕국2’ 개봉 직전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면서 상영점유율 25∼28%를 유지했지만, 23일 현재 10.6%로 급락했다. 호평을 받는 김희애의 ‘윤희에게’도 개봉 첫 주를 지나면서 상영관 확대 요청 속에 관객 동원이 예상됐지만, ‘겨울왕국2’ 앞에선 힘을 못 쓰고 있다.
영화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만 간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실효성 높은 대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겨울왕국2’, ‘어벤져스’ 시리즈처럼 폭발적인 관객 동원을 예고하는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반복되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더 이상 ‘문제제기’로만 끝낼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영화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 대책위’는 22일 ‘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을 촉구했다. 개정안은 대기업 배급과 상영 겸업 금지 및 특정 영화의 일정 비율 초과 상영 금지 등 규정을 담고 있다. ‘블랙머니’의 정지영 감독은 “단기간에 많은 관객을 확보하는 것보다 오랜 기간 상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