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V 페라리’, 시속 320km 쾌속 질주 속으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1월 26일 17시 15분


12월4일 개봉하는 영화 ‘포드 V 페라리‘의 한 장면. 1960년대 ‘르망24시간‘ 레이스에 도전한 두 남자의 이야기다. 사진제공|월드디즈니컴퍼니코리아
12월4일 개봉하는 영화 ‘포드 V 페라리‘의 한 장면. 1960년대 ‘르망24시간‘ 레이스에 도전한 두 남자의 이야기다. 사진제공|월드디즈니컴퍼니코리아
불가능에 도전하는 사람들, 무모해 보이는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사람들의 드라마가 관객을 찾는다. 상상으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실존인물들이 만든,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실화다.

12월4일 개봉하는 ‘포드 V 페라리’는 1960년대 자동차 레이싱으로 같은 꿈을 좇는 두 남자가 불가능한 도전을 함께 이뤄가는 이야기다. 동시에 미국과 유럽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가 벌인 자존심 대결이자 대자본의 벽에 가로막힌 사람들의 씁쓸한 인생담이기도 하다.

● 역사 바꾼 레이싱 실화…“두 남자의 깊은 우정”

‘포드 V 페라리’는 1960년대 매출 감소에 빠진 포드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승승장구해온 포드는 경영난에 직면하자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유럽 페라리의 인수를 추진한다. 미국식 자본주의를 앞세워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하려던 포드는 명예와 전통의 가치를 우선하는 이탈리아 자동차 가문에 가로막혀 자존심이 짓밟힌다.

페라리 인수에 실패한 포드는 명예 회복을 위해 세계 3대 자동차 레이스로 꼽히는 ‘르망 24시간’ 출전을 계획하고, 그때까지 줄곧 1위를 독점해온 페라리를 꺾을 목표를 세운다.

영화는 과감한 도전으로 목표를 이룬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로 이어질 것 같지만, 이야기는 예상 밖의 방향으로 흐른다.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 진짜 영웅의 이야기는 ‘포드 V 페라리’가 품은 가장 큰 미덕이자 매력이다.

영화 ‘포드 V 페라리’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포드 V 페라리’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일단 영화의 두 주인공부터 예측불허다.

맷 데이먼이 연기한 자동차 디자이너 캐롤 셸비는 포드가 ‘르망24시간’ 우승을 목표로 기용한 인물이다.

포드에 고용된 그는 ‘르망 24시간’을 함께할 파트너로 고집 센 레이서 켄 마일스를 지목한다. 평소 인연이 깊은 둘은 그리 살가운 사이는 아니지만 내심 서로를 향한 신뢰만큼은 깊은 관계다.

그렇게 손을 맞잡은 둘은 포드 경영진의 견제 속에 불가능한 꿈으로 한걸음씩 나아간다.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는 레이서 켄 마일스를 연기한 크리스찬 베일은 “이 영화의 이야기가 대단한 이유는, 힘없는 약자들이 페라리에 대항했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 전설의 레이서로 기록된 켄 마일스와 매우 흡사한 외모를 갖추고 영화에 나서 또 한번 탁월한 연기력을 과시한다.

이번 영화로 이름값을 증명한 크리스찬 베일과 맷 데이먼이 극중 나누는 우정도 감동을 선사한다.

연출자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기꺼이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던 시대를 살아간 두 사람이 겪은 ‘결정적인 순간’에 관한 이야기”라고 ‘포드 V 페라리’를 소개했다.

영화 ‘포드 V 페라리’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포드 V 페라리’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마지막 1시간 채우는 극한의 레이싱

2시간32분에 달하는 상영시간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1시간이다. 스크린에서 시선을 델 수 없게 만든다.

‘르망24시간’은 24시간 동안 2~3명의 레이서가 정해진 트랙을 가장 빠르게, 가장 많이 돌아야 우승하는 대회다. 제작진은 후반 1시간동안 관객을 실제 ‘르망24시간’ 레이싱 현장으로 데려다 놓는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더 몰입할 수밖에 없는 장면도 연이어 펼쳐진다. 제작진은 레이싱의 속도와 긴장을 극대화하기 위해 레이싱카에 카메라를 장착해 실제 320km에 이르는 속도감을 구현했다. 동시에 1960년대 스포츠카의 매력도 확인할 수도 있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자동차들의 섹시한 모습과 역동적인 엔진, 레이싱의 위험을 아날로그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리려 했다”며 “관객이 보기에 불편할 수 있는 현실마저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목표였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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