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28일 600만 관객에 육박했다. 예매율도 여전히 70%대이다. 가족단위 관객의 전폭적인 선택으로 1편에 이어 2편도1000만 명 돌파를 예상케 한다. CGV리서치센터가 21일부터 24일까지 ‘겨울왕국2’의 관객 분포를 분석한 결과, 40대(38.6%), 여성(65.6%), 3인 이상 관람(47.9%)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엄마가 자녀와 함께 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관객은 왜 이토록 ‘겨울왕국2’에 열광할까. 유아와 10대 자녀를 둔 부모 관객에게 답을 들었다. ‘혼족’ 관객도 빼놓을 수 없다. 모두 주인공인 엘사와 안나 자매의 진취적인 도전과 용기, 뭉클한 가족애, 탁월한 기술력을 꼽았다.
● 엘사·안나 자매의 진취적 도전 ‘매력’
9살·5살인 두 딸과 자신의 언니까지 동반해 4명이 관람한 주부 김선희(40) 씨는 “영화가 끝나고 아이들의 첫 반응이 ‘엘사가 멋있다’였다”며 “보통 공주 캐릭터를 보고 ‘예쁘다’는 말부터 하는데 이번엔 달랐다”고 했다. 두 딸은 엘사가 파도를 뚫고 말에 올라타 바다 위를 질주하는 장면을 몇 번이나 꼽았다고 했다.
‘겨울왕국2’는 아렌델 왕국의 엘사와 안나 자매가 운명의 비밀을 찾는 모험을 그린다. 운명을 개척하는 자매의 용기, 가족을 위한 희생의 메시지를 담았다. 7살 아들과 극장을 찾은 직장인 이소라(41) 씨는 “인생을 개척하는 엘사의 모습이 흥미로웠고, 묵묵히 지원하는 동생 안나도 못지 않다”며 “인생의 주인공은 ‘우리 모두’라는 생각이 들어 아이에게도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딸을 키우는 엄마 관객들에게는 엘사와 안나 자매의 주체적인 모습이 각별히 와 닿는다. 중학교 1학년생인 딸과 관람한 김영란(43) 씨는 “딸과 눈높이를 맞추고 보는 유일한 애니메이션”이라고 했다. 서울 은평구의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그는 “요즘은 어머니들도, 교사들도 아이들의 성 역할 변화에 고민을 많이 한다”며 “그런 면에서 ‘겨울왕국2’가 현실을 반영한 본보기가 된다”고 밝혔다.
● 완전한 사랑, ‘가족애’…N차 예약
‘겨울왕국2’의 제니퍼 리 감독은 “가장 위대한 사랑은 가족의 사랑”이라는 믿음을 작품에 담았다고 했다. 이번엔 자매의 사랑을 넘어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까지 어우러진다.
이소라 씨는 “기·승·전·가족애”라며 “시작부터 계속 흐르는 ‘아아∼아아∼’라는 허밍이 결국 엄마의 부름이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전율을 느꼈고, 옆의 아이도 ‘아!’ 탄성을 질렀다”고 말했다. 김선희 씨도 극장을 나서면서 두 딸에게 “엘사와 안나처럼 싸우지 말고 사랑하며 지내라고 당부했다”고 돌이켰다.
이들은 모두 “개봉하길 기다렸다 봤다”. ‘렛 잇 고’ 신드롬에 힘입어 1000만 관객을 모은 1편의 인기가 안긴 기대치다. 7살 쌍둥이 아들의 엄마인 직장인 이영아(37) 씨도 마찬가지다. “온 가족이 토요일에 영화를 봤다”는 그는 “월요일에 유치원에 갔더니 이미 많은 아이 친구들이 봤다는 걸 보고 인기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 탁월한 기술력·소유욕 자극 캐릭터
‘겨울왕국2’는 성인 관객의 감성도 자극한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미술교사인 이승아(41) 씨는 “부모와 애틋한 추억이나 헤어짐, 후회 같은 감정을 누구나 느꼈을 것”이라며 “극장에서 다시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은 처음”이라고 했다.
뭉클한 서사와 매력적인 캐릭터 탄생의 배경은 탁월한 기술력에서 나온다. 현존 최고 기술력을 활용해 80∼90여 명의 애니메이터들이 4년간 역량을 쏟은 결과다.
직장인 김정훈(32·남) 씨는 “엘사와 안나의 찰랑대는 머리카락, 크리스토프의 외투 질감까지 실감나게 표현한 기술력이 환상적이었다”며 “2편이 5년 만에 나왔는데, 그 사이 나만 나이 먹은 게 아니라 캐릭터들 모두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캐릭터도 한층 풍부하다. 2편에서도 맹활약한 눈사람 올라프를 비롯해 제작진이 새로운 ‘히든카드’로 꼽은 도마뱀 브루니, 비밀의 숲에 사는 바위거인이 특히 인기다. 일단 보고나면 캐릭터 상품 한두 개쯤 사고 싶은 소유욕을 한껏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