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등 ‘멜로 드라마’에서 반듯하고 달달했던 정해인이 180도 변했다. 10대 반항아로 돌아섰다.
마동석, 박정민과 합을 맞춘 영화 ‘시동’에서 의욕 충만 반항아 ‘상필’역을 맡아 거친 세상속을 헤쳐나간다.
11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정해인은 “최대한 거침없는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다. 움직임, 걸음걸이, 뛰어갈 때의 모습등 원래 내 목소리대로 하면 어른처럼 보일까봐 일부로 목소리 톤을 올리기도 했다”며 영화속 상필같은 모습을 보였다.
정해인은 이 작품을 웹툰보다 시나리오로 먼저 접했다고 했다.“웹툰을 평상시에 즐겨보지 않아서 웹툰을 못 봤었다. 시나리오로서 딱 받고 너무 재밌어서 (참여하게 됐다) 만화책 같았다. 전개도 빠른 게 ‘아 만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웹툰을 찾아보려 했는데 감독님께서 원작 캐릭터에 갇힐 수 있으니 촬영이 끝나고 보는 걸 권유하셔서 그렇게 했다.”
극 중 ‘상필’은 절친 ‘택일’(박정민)과 함께라면 세상 무서울 것 없다. 어설프지만 빨리 사회로 나가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의욕만은 충만하다. 택일이 떠난 동네에서 사채업을 하는 글로벌 파이낸셜의 막내로 갓 취업한 후 원하는 성공에 다가가는 듯하지만, 상상도 못한 거친 세상을 만나며 위기를 맞는다.
올해로 만 31세인 정해인은 ‘10대의 상필’을 무리없이 소화했다. “10대 연기를 하는 것이 왠지 마지막일 것 같은 느낌이들어 소중했다. 그래서 더 절실하게 연기했다”고 했다.
상필과 비교해 자신의 실제 학창시절은 어땠는지 묻자 “어중간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냥 보통의 학생이었다.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없고 끼가 많지도 않았다. 많이 내성적이었다. 공부를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친구들이랑 어울리기 바빴다. 그렇다고 제대로 논 것도 아니고, 어중간하게 놀았다.”
극 중 절친으로 나오는 박정민에 대해 “그의 책을 사서 소장할 정도로 팬”이라고 고백했다. 그래서 “박정민의 연기를 계속 관찰하게 되더라”면서 “정민이형은 정말 나이브하게 연기할 수 있게 도와줬다. 대사를 치면서 몸으로 애드리브를 계속 한다. 그런 게 되게 재밌었다. 계속 관찰하고 지켜보고 느끼게 되더라. 캐릭터 속에 살아있더라”라고 칭찬했다.
‘거석이형’ 마동석에 대해서는 “신기했다”고 말했다.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만 만나던 배우를 실제로 만났기 때문인데, 연예인을 만나는 느낌”이라고 했다. “배우가 된 현재도 못 만났던 배우 분들을 만나면 신기하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는 한 명의 관객이기 때문에 그렇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는 연기의 매력으로 ‘재미’를 꼽았다. 정해인은 “재밌으면서도 어려운 게 매력같다. 안 될 떄도 있지만, 그럴 때 더욱 잘하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고 말했다.
연기를 하며 가장 행복했었던 순간은 “처음으로 제 얼굴이 많이 나왔을 때”라며 “굉장히 부끄러우면서도 뿌듯했다. 만감이 교차했다”고 했다.
정해인은 “한 달에 영화를 많이 볼 때는 10편도 본다”며 영화광의 면모를 보였다. 이번 영화 ‘시동’의 스코어를 예상해보자고 하자, 그의 바른 성품이 드러나는 수줍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연말에 한국 영화가 많이 있고 선택지가 많아져 관객으로서 좋다. 저는 영화관에 가면 걸려있는 영화를 다 본다. 저희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영화를 다 봐주셨으면 좋겠다” 18일 개봉, 102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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