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KBS 2TV ‘자니 윤 쇼’부터 2000년 SBS ‘김혜수의 플러스 유’까지, 토크쇼의 전통과 명성을 이었던 스타들이다. 이들은 순발력과 재치 가득한 입담을 기반으로 화려한 게스트와 이야기꽃을 피우며 시선을 모았다. 무대는 때론 ‘연예인 신변잡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스타들의 깊은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예능프로그램으로 꼽혔다.
하지만 각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돋보이는 리얼버라이어티의 성공, 그 흐름을 같이 하는 복수의 진행자 및 게스트 혹은 패널의 변주된 토크 토크프로그램 등은 1인 토크쇼의 설 자리를 차츰 앗아갔다. 스타급 게스트를 초대해 새 영화와 드라마, 신곡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데 그치는 한계와 이에 대한 시청자 비판, 스타들에 관한 정보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유통되는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1인 토크쇼가 새롭게 시청자를 찾는다. 이미 지난해 4일부터 방송 중인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 이어 MBC가 ‘배철수 JAM’을 2월 선보일 예정이다. 왜, 다시, 1인 토크쇼일까.
자신의 이름으로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는 연기자 이동욱은 “(게스트와)1대 1의 대화를 통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내세운다. 2012년 강호동과 함께 SBS ‘강심장’을 이끈 경험을 지닌 그는 ”당시 여러 사람들의 인생사를 들은 게 개인적으로 유익했다“면서 “매회 140여장에 달하는 게스트에 관한 사전정보”를 통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모색하고 있다.
‘배철수 JAM’은 사전 조율 없이 리듬과 코드에 의존해 즉흥연주를 이어가는 것을 뜻하는 음악용어 ‘jam(잼)’을 제목에 덧붙였다. 그만큼 자연스러운 대화와 호흡에 의존해 좀 더 내실을 기하는 토크쇼를 지향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연출자 최원석 PD는 5일 “최근 집단MC가 이끄는 이른바 ‘떼토크’ 많아졌다. 즉각적인 가벼운 웃음을 자아내지만 깊이 있는 콘텐츠가 나오기는 힘들다”면서 “사람에 대한 깊이 있는 콘텐츠”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통해 30여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전달하고 소통해온 인터뷰어”인 배철수와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지닌 이들”을 게스트로 내세워 넘쳐나는 가십성 정보에서 한 발 더 들어간 “재미(JAM)”를 추구하겠다고 최 PD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