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韓 첫 골든글로브…평론가들 “오스카상도 청신호”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6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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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화문화평론가 반응
"골든글로브 첫 수상은 장르 영화 또다른 인정"
2월 아카데미(오스카) 국제영화상·주제가상 도전
"영화 메시지 보편성 획득...외국어영화상 가능성"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수상에 성큼 다가섰다.

‘기생충’은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면서 일명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아카데미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헌식 평론가는 “골든글로브상은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에서 주는 상으로 ‘아카데미상의 전초전’으로 불린다. ‘기생충’이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만큼 아카데미에서도 외국어영화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것은 굉장히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영화상에 비해 인색한 게 아닌가 싶다. 감독상과 각본상은 후보에만 오르고 결국 받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진승현 호서대 영상미디어전공 교수(영화감독)는 “‘기생충’이 그간 많은 상을 받았지만, 골든글로브 수상은 장르영화 측면에서의 또다른 인정이다”고 강조했다.

“칸영화제나 유럽의 영화제는 예술영화의 색채가 짙다. 골든글로브나 아카데미는 예술성도 중요하지만, 장르영화적 측면을 중시한다. 빈부격차 문제, 사회 이슈를 장르영화 스타일로 다뤘기 때문에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이 가능했던 것 같다.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상을 받은 것은 굉장히 뜻깊은 일이다. 한국영화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도 받길 바란다”고 했다.

평론가들은 세계적인 영화 시상식에서 봉 감독의 수상을 축하하며, 한국 영화만의 쾌거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최영일 평론가는 “미국 유력 영화제에서 비영어권, 그것도 한국어로 외국어영화상을 탄 의미는 한국영화 만의 쾌거가 아니다”라며 “한류로 지칭되는 우리 문화의 미학적 형식이 국제적 안목을 이끌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식 평론가는 “주제 면에서는 작품성을 위해 세계 보편적인 관점에서 빈부 격차 문제를 묘사했기 때문이고, 다양한 장르를 융복합해 대중성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수상 이유를 분석했다.
김시무 평론가는 “전에도 ‘올드보이’ 등이 미국에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기생충’ 처럼 대중관객의 호응도 받고 본상을 수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영화의 메시지가 보편성를 획득한 결과”라고 짚었다.

‘기생충’은 지난해 전미 비평가협회로부터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고 LA비평가협회에서 3관왕(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을 차지하는 등 각종 협회가 주는 상을 휩쓸었다.

이번 수상으로 국제영화계에서 한국작품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은 물론이고, 봉 감독의 차기작도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확률이 높아졌다.

김헌식 평론가는 “앞으로 차기작도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출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영화계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예비후보로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주제가상 두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최종 후보작은 13일 발표된다. ‘기생충’은 예비후보를 선정하는 부문 외에도 각본상, 감독상은 물론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봉 감독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미국에 체류하며 각종 영화 행사에 참여한다. 다음달 9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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