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라미란이 위축된 극장가에서 건강한 웃음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공개 시기를 논의해온 주연 영화 ‘정직한 후보’가 예정대로 12일 개봉함에 따라 지속적인 긴장감에 다소 지친 대중에게 ‘피로회복제’ 같은 웃음을 선사한다는 각오다.
라미란의 활약이 돋보이는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제작 수필름)는 정의를 외치던 정치 초년생에서 노회한 정치인으로 변모한 3선 국회의원이 4선 도전을 앞두고 갑자기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당초 개봉을 2주 앞두고 시사회를 여는 등 ‘입소문’을 노릴 정도로 자신감을 드러낸 제작진은 뜻밖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상황을 예의주시해왔다. 관련 논의를 거듭한 끝에 투자배급사 NEW는 “힘든 상황에서도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관객에게 힘이 된다면 좋겠다”는 뜻으로 개봉 일정을 확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의 추이는 ‘정직한 후보’에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확진 증가세가 잦아들고 완치 소식도 잇따라 전해지는 상황이 영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사태 변화에 따라 최근 1∼2주 동안 잔뜩 움츠러들었던 관객의 극장 발걸음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지 관심거리다.
‘정직한 후보’ 제작진은 시사회에서 얻은 호평과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코미디 장르를 내세워 극장가의 긴장감을 덜어낸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코믹 연기력을 과시한 라미란도 “여러 상황이 걱정스럽긴 하다”면서도 작품의 힘에 기대를 걸었다. 그는 “국회의원이 거짓말을 못하는 설정 자체만으로도 웃을 수 있는 정치풍자 영화”라며 “국회의원으로 겪는 고부갈등처럼 누구나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이야기에 관객이 공감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라미란을 중심으로 나문희, 김무열, 윤경호 등 배우들의 코믹 앙상블도 경쟁력을 높인다는 평가다.
한편 ‘정직한 후보’와 같은 날 개봉하려다 연기한 전도연 주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현재 관련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