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오스카 고스 투… 패러사이트(The Oscar goes to… Parasite)!” 미국 배우 제인 폰다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수상작으로 “패러사이트(parasite·기생충)”를 호명하자 참석자들은 환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한국영화 101년 역사뿐 아니라 전 세계 영화 역사를 새로 쓰는 순간이었다.
‘기생충’은 9일(현지 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 등 4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아카데미 최다 수상 기록이다. 한국영화가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도, 수상한 것도 ‘기생충’이 모두 처음이다.
무엇보다 외국어로 된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처음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백인들의 잔치’라는 비판을 받아온 아카데미가 비영어 영화인 기생충에 상을 줌으로써 새로운 변화를 알린 셈이다. 또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받은 것은 1956년 델버트 만 감독의 ‘마티’ 이후 64년 만이다. 아시아계 감독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이는 대만 출신 리안 감독 이후 봉 감독이 두 번째다. 아카데미 각본상을 외국어영화가 받은 건 ‘그녀에게’(스페인어) 이후 두 번째, 아시아계로는 처음이다. 봉 감독은 이날 감독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어릴 때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을 하신 분은 마틴 스코세이지”라며 거장 감독에게 기립 박수를 넘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봉 감독과 배우, 제작진에게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있는 국민들께 자부심과 용기를 주어 특별히 감사드린다”며 축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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