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북미 외국어영화 역대 흥행 4위에 이어 영국에서는 1위에 올랐다. 해외 매체의 관심도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방송사 HBO가 제작하는 드라마 제작 역시 할리우드 배우들의 관심 속에 순항하고 있다.
‘기생충’이 북미와 영국에서 ‘1인치의 자막 장벽’을 완전히 허물었다. 영국 배급사 커존 집계에 따르면 2월7일(한국시간) 영국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이달 6일까지 누적 매출 1108만8149파운드(약 172억원)를 기록했다. 기존 영국 외국어영화 흥행 1위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1107만8861파운드)를 근소하게 앞질렀다. 향후 매출 증가도 예측된다. 개봉 첫 주 137개 극장으로 출발, 상영 4주째 주말인 2월28일∼3월1일 579개(영국영화협회 기준)로 늘었다. 현지 관객의 호응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미국 드라마 작업도 순조롭다.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봉준호 감독은 “캐스팅은 아직 공식적인 사안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지만, 정작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먼저 관심을 드러내면서 적극적이다. 송강호의 기택 역은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크 러팔로가 맡는다. 장혜진이 연기한 아내 역은 봉 감독과 ‘설국열차’ ‘옥자’로 호흡한 틸다 스윈튼이 유력하다. 마크 러팔로는 “아마도 기택 역할을 할 것 같다”며 “봉준호 감독과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눴고, 대본을 기다리고 있지만 출연은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세계영화계에서 영향력 있는 여성들’에 조여정과 이정은, 박소담, 장혜진, 정지소 등 여성 출연진 전원이 ‘기생충의 여성들’(The Women of ‘Parasite’)이란 이름으로 선정됐다. 버라이어티는 “배우들이 오스카 트로피를 받지 못했지만 아카데미 작품상, 미국배우조합상 앙상블상으로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고 평했다. 총괄프로듀서를 맡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도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