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유연석이 12일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다시 의사가 된다. 2016년 SBS ‘낭만닥터 김사부’(김사부)에 이은 두 번째다. 이미지 고착을 우려해 이미 경험한 직업군 캐릭터를 피하는 대부분의 연기자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자연스럽게 그가 ‘김사부’의 이미지를 지우고 시청자에게 새롭게 다가설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 “‘김사부’와 장르 초점 달라”
다섯 의사의 일상을 그리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앞서 tvN ‘응답하라’ 시리즈를 성공시킨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신작이다. 유연석이 ‘김사부’에 이어 또 다시 의사를 선택한 계기 역시 신 PD이다. 10일 진행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유연석은 “미국에 잠시 체류할 때 받은 신 PD님의 전화 한 통에 출연을 결심했다”면서 “10여년의 무명생활을 벗게 해준 무대가 바로 2013년 ‘응답하라 1994’다. 캐릭터 설명과 대본을 안 본 상태였지만 ‘당연히 하겠다’고 했다”며 캐스팅에 얽힌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유연석은 이번 드라마로 다양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시청률 27.6%(닐슨코리아)를 찍고 자신의 최고 흥행작으로 남은 ‘김사부’와 차별화도 그 중 하나다.
‘김사부’에서는 외과 전문의를 연기했던 그는 이번에는 소아외과 전문의 역으로 나선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시감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다. 이에 대해 유연석은 “‘김사부’ 속 냉철한 캐릭터와 달리 이번엔 아이들에게 감정이입하는 다정다감한 의사여서 차이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배경만 병원일 뿐, 의사 5명의 소소한 관계가 중심”인 이야기를 기대하며 “다른 의학드라마들과는 다른, 어쩌면 의학물 같지 않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메트로놈 켜놓고 심폐소생술 연습”
신원호 PD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의료행위가 목적이 아닌,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기 위한 과정이 되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그래도 사실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기자들의 의사 역할에 대한 기본 준비를 빼놓을 수는 없다. ‘김사부’에 출연하며 수술실 참관 등을 한 유연석은 “성인과 소아 진료의 차이점을 많이 연구”했다. 심폐소생술부터 다시 배웠다. “소아들의 체구에 따라 강도가 다르다. 감정에 휩쓸려 박자를 놓치기 쉬워 메트로놈 어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깔아놓고 연습”했다.
시즌제도 유연석이 첫 도전하는 무대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기획 때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신 PD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주 1회 방영과 시즌제를 도입했다”면서 “연기자들이 내년에도 잇따라 내놓을 시즌드라마임에도 흔쾌히 합류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다양한 도전에 따른 부담감은 현장에서 얻는 만족감으로 털어내고 있다. 유연석은 “PD님과 작가님, 대부분의 스태프가 ‘응답하라 1994’ 때와 같아서 친정집에 온 기분이다”면서 “다정다감함과 예민함이 공존하는 캐릭터가 실제 나와 너무 닮아 색다른 재미를 느끼며 촬영하고 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