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봉하는 영화 ‘초미의 관심사’(제작 레진스튜디오)를 연출한 남연우 감독이 각양각색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면서 극의 배경을 서울 이태원으로 택한 이유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다수 한국영화가 여전히 개봉을 꺼리는 가운데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감독은 18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영화계에 조금이나마 활력을 불어넣는 작품이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엄마와 언니의 돈을 훔쳐 감쪽같이 사라진 막내의 행방을 찾아 나선 모녀의 이야기다. 배우 조민수와 래퍼인 가수 치타가 본명인 김은영을 내걸고 연기에 처음 도전해 호흡을 맞췄다. 달라도 너무 다른 모녀 관계로 만난 두 배우는 ‘팔딱팔딱’ 살아 숨 쉬는 연기 앙상블을 완성한다. 제 옷을 입은 듯한 호흡이 여성 투톱 영화의 매력까지 배가시킨다.
영화에서 이태원은 단순히 극의 배경으로만 쓰이지 않는다. 이태원 일대를 샅샅이 뒤지는 모녀의 추격전을 통해 성소수자, 드래그 퀸, 한국에서 태어난 흑인 등 ‘특별하다’고 볼 만한 인물들이 어우러진다. 하필 최근 이태원의 클럽 일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한 탓에 이번 영화는 개봉 시기는 물론 배경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남연우 감독은 “모녀의 여정에서 편견을 가질 만한 인물들을 만나는데 그들을 편견 없이 보는 장소로 이태원이 적합했다”고 밝혔다. 영화가 담아낸 ‘편견’에 대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최적의 장소였다는 설명이다.
배우로도 활동하는 남연우 감독과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우로 데뷔한 치타는 실제 연인 사이이기도 하다. 극중 재즈가수 역을 소화한 치타는 ‘철없는’ 엄마로부터 일찌감치 벗어나 독립심을 키운 당찬 인물을 연기하면서 매력을 뽐낸다. 남 감독은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지 20년 가까이 되는 저는 연기에 대해 늘 고민하는데, (치타는)촬영하는 많은 순간 감정을 적절히 표현해 제가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치타는 재능을 살려 영화 OST에 담긴 5곡을 작사·작곡했다. “영화의 주제에 맞춰 편견이란 키워드를 기둥 삼아 작업했다”는 치타는 “음악과 영화가 이질감 없이 나아갈 수 있길 바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