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박신혜 주연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제작 영화사집)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딛고 4개월여 만에 확실한 ‘한국영화 생존 신고’를 시작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한다고 외치는 영화 메시지가 극장가에서도 실현되는 분위기다.
‘#살아있다’는 개봉일인 24일 오전 11시 현재 예매율 67.7%(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예매관객 11만8068명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월 말 이후 한국영화가 거둔 가장 높은 수치다. 관객의 관심이 반영된 기록인 만큼 첫 주말인 26일부터 28일까지 영화가 거둘 성적에도 기대가 향한다.
● ‘감염병 시대’ 연상케 하는 이야기
‘#살아있다’는 생존 스릴러다. 미국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의 원작을 연출자인 조일형 감독이 각색했다.
극의 배경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세로 사람들이 ‘식인’까지 일삼는 좀비로 변해 도심이 통제 불능에 빠진 상황에서 영문도 모르고 잠에서 깬 주인공 준우(유아인)가 아무도 없는 집에 고립된다.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메시지, 전화까지 끊기고 물과 식량까지 바닥나 가까스로 버티는 준우에게 건너편 아파트에서 또 다른 생존자 유빈(박신혜)이 신호를 보내온다. 그렇게 만난 둘은 목숨을 위협받는 좀비의 공격, 그보다 더 외로운 고립의 고독을 딛고 힘을 합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감염으로 세상이 혼란에 빠지고, 세상과의 연결고리가 끊겨 고립된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코로나19가 불러온 현실을 연상케 한다. ‘#살아있다’가 좀비를 내세운 ‘장르물’이 아닌 시대상을 반영한 ‘시대물’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유아인도 이에 수긍하면서 “부담스럽지 않고, 느끼하지 않게 시대의 느낌을 담은 영화”라며 “좀비가 덮친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건 무엇인가…, 복잡하지 않게 전달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유아인도, 박신혜도, 제작진도 ‘극장에 와서 영화를 봐 달라’고 선뜻 꺼내지 못하고 있다. 평소라면 개봉 첫 주에 상영관을 직접 찾아 관객과 만나 인사하는 기회도 마련했겠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이런 대외 행사도 진행하지 않는다. 대신 ‘#살아있다’ 배우들과 제작진은 “안전수칙을 잘 지키면서 관람해 달라”고 조심스레 독려하고 있다.
오랜만에 활력을 찾으려는 한국영화에 배우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배우 공효진은 개봉 전 시사회로 ‘#살아있다’를 관람한 뒤 SNS에 “심장 쫄깃, 재미있다!”라고 감상평을 쓰고 응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