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전교톱10’ 9월 온에어
80∼90년대 노래 재해석 해 경연
엠넷 10대 대상 ‘캡틴’ 10월 방영
일부선 “지나친 경쟁 조장” 우려
한동안 트로트 소재에 쏠렸던 경연프로그램이 다시 ‘10대’로 향한다. KBS와 엠넷 등이 끼 많은 10대 참가자들이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을 하반기에 내놓는다. 각종 SNS와 온라인상에서 남다른 화력을 지닌 10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화제를 불러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내비친다.
‘화제성’에 목마른 방송사들의 시도
9월 방송하는 KBS 2TV ‘전교톱10’은 최근 방송가의 ‘레트로 열풍’을 소재로 삼아 독특함을 더할 기세다. 18세 이하 참가자들이 1980년대와 1990년대 노래를 재해석한 무대로 경쟁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의 또래 시청자뿐 아니라 부모세대인 30·40시청자들의 공감까지 얻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엠넷도 10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연프로그램 ‘캡틴’을 10월 방영할 계획이다. 최근 공지를 내고 출연자 물색에 나섰다. 앞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고등래퍼’ 시리즈를 노래, 춤, 랩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는 프로그램이다.
각 프로그램 제작진은 “가장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연령대”라는 점에서 10대 출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엠넷 관계자는 26일 “새로운 ‘케이팝 스타’를 찾는다는 프로그램의 색깔을 강조하기 위해 10대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시청률보다 화제성이 중요해진 시기에 발맞춘 시도”라며 “중장년층 시청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10·20세대의 관심을 끌고, 방송의 다양화를 이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나친 경쟁” 우려도
그럼에도 10대 참가자의 환경과 지나친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거세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성상민 기획차장은 “길게는 석 달여 동안 이어지는 제작기간에 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긴장감과 재미를 위해 경쟁을 강요하고 전시하는 포맷이 10대 시청자들에게 자기중심적 가치관을 심어줄 위험도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아이돌 멤버를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인 엠넷 ‘아이랜드’는 최근 청소년 참가자들이 승패 결과에 따라 차별적인 환경을 제공받는다는 설정으로 시청자 질타를 받기도 했다.
제작진도 관련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전교톱10’ 관계자는 “회당 10명으로 경쟁하는 인원을 축소했고, 말미에 각 회 우승자들이 경합하는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토너먼트 형태로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일반 경연프로그램의 과열된 경쟁 양상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