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처음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철인왕후’(극본 박계옥 최아일/연출 윤성식)은 시대도, 성별도 뛰어넘어 조선시대 중전 몸에 불시착한 문제적 영혼의 기상천외한 궁궐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다.
주연 신혜선 김정현의 코믹 연기가 호평을 받으며 1회 방송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집계 기준 평균 8.0% 최고 9.9%로 케이블,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전작인 ‘스타트업’의 최종회 시청률인 5.2%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더불어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tvN 역대 주말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2회의 시청률은 더욱 상승해 8.8%를 달성했다.
첫방송부터 ‘대박’을 냈지만, 마냥 축배만 들 수 없는 상황이다. ‘철인왕후’가 방송 2회만에 거듭 논란에 휩싸이고 있기 때문. ‘철인왕후’의 원작은 중국 소설이자 중국 드라마 ‘태자비승직기’다. 문제는 ‘태자비승직기’를 쓴 원작 소설의 작가 선등은 과거 고려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혐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어, ‘철인왕후’에 대한 일각의 반감도 있었다.
앞서 지난 9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윤성식 감독은 “원작에서 현대의 바람둥이 남성 영혼이 태자비 몸에 들어간다는 설정만 가지고 왔지 이야기 전개는 전혀 다르다”라면서 원작과 선을 그었다.
방송 내용도 지적됐다. 이 드라마는 ‘허구’를 강조하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은 실존인물이다. 철종, 철인왕후, 신정왕후 모두 역사 속의 실존인물로, ‘코미디’라는 장르 안에서 역사 왜곡의 우려가 컸다.
지난 13일 방송된 2회에서 철종(김정현 분)이 잠자리에서 철인왕후(소용, 신혜선 분)를 멀리 하자, 철인왕후는 “주색으로 유명한 왕의 실체가…조선왕조실록 한낱 지라시네”라고 했다.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로 표현한 점에 대해 적지 않은 수의 시청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 일부 시청자들은 ‘철인왕후’의 설정과 대사들이 우리나라 전통 문화와 왕조를 희화화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철인왕후’는 퓨전사극과 코미디 장르임을 강조하지만 실존 인물과 실제 역사 배경을 차용한 만큼, 이번 사안에 대한 비판 여론은 커지고 있다.
한편 ‘철인왕후’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 15일 오전까지 공식입장 등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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