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출생의 비밀·불륜?…‘마인’ 그럼에도 달랐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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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22일 0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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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마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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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처음 방영된 tvN 주말드라마 ‘마인’(극본 백미경/ 연출 이나정)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회 방송 당시 6.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마인’은 지난 16일 4회에서는 7.4%를 나타내며 안방극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로 떠오르고 있다.

‘마인’은 재벌가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리면서, 재벌가 며느리 서희수(이보영 분)와 정서현(김서형 분)이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마인’의 시작은 극본을 쓴 백미경 작가의 전작인 JTBC ‘품위있는 그녀’와 언뜻 비슷해 보인다. 갑자기 누군가가 살해되고,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가를 역추적해가는 과정이 메인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가졌다는 의견도 일고 있다. 하지만 ‘품위있는 그녀’에서는 박복자(김선아 분)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시작되지만, ‘마인’에서는 누가 희생자인지도 밝혀지지 않은 채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tvN ‘마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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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플롯 외에 ‘마인’에서는 기존의 드라마들에서 많이 다뤄져 왔던 소재와 서사 구조들이 익숙하게 등장한다. 이야기의 배경이 재벌가라는 점, 프라이빗 튜터 강자경(옥자연 분)의 등장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에서 드러나는 한하준(정현준 분)의 출생의 비밀, 강자경과 한지용(이현욱 분)의 밀회에서 두드러지는 불륜 요소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마인’은 이러한 익숙한 소재들을 신선한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특히 ‘서희수 한지용 부부의 관계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강자경의 비밀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다소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한하준 출생의 비밀을 더 거대한 비밀을 파헤쳐가는 과정의 단초로 제공한다. 단순히 자극을 주기보단 극 중 인물들의 관계를 더욱 복합적으로 그려내기 위한 수단으로 그려냈다는 점이 독특하다는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또한 드라마의 화자를 엠마 수녀(예수정 분)로 설정하면서 자극적인 상황을 좀 더 객관적이고 비판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 부분도 신선한 지점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단순히 재벌가 속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 데에 그치지 않고 이에 대해 비판 조로 얘기하는 엠마 수녀의 내레이션이 겹쳐지면서 ‘마인’은 시청자에 사건에 대해 곱씹어보게 만드는 기회까지 제공하고 있다.

tvN ‘마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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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캐릭터들도 ‘마인’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요소들이다. 계모이지만 그렇기에 아들 한하준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는 서희수,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완벽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사회적 편견 탓에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히지 못하는 아픔을 가진 정서현이라는 캐릭터는 그동안의 드라마들에서 등장하던 전형성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캐릭터들도 기존 재벌가 드라마들과는 확실한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제각각 하나씩의 결핍을 가지고 있는 점도 모든 캐릭터에 대해 연민을 느끼게 만들어,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남편 한회장(정동환 분)의 외도로 인한 상처를 가진 양순혜(박원숙 분), 효원그룹의 장남이지만 늘 비교 당하는 탓에 열등감 투성이인 한진호(박혁권 분), 심각한 애정결핍을 가진 한진희(김혜화 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보고 있다 보면 재벌가에 일하면서도 재벌을 불쌍하다고 얘기하는 집사 김성태(이중옥 분)의 말에 쉽게 수긍이 갈 정도다.

‘마인’은 분명 출생의 비밀, 불륜 요소, 재벌가의 갑질 등 자극적인 요소들이 극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이를 캐릭터의 결핍과 결부시키면서 보다 깊이감 있는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살인 사건의 희생자와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에서도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빠져들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인다.

한 방송 관계자는 ‘마인’의 인기요인에 대해 “정서현 캐릭터는 단순히 냉혈한처럼 보이는데 이면에는 아픔이 존재하고, 서희수 캐릭터는 모성애라는 요소로 서사를 이끌어 가고 있다”라며 “이러한 요소들이 자극적으로만 보일 수 있는 부분들에 적절히 녹아들면서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캐릭터의 서사가 풍부한 만큼 이들을 단순히 재벌 집 사모가 아니라 더욱더 감정적인 공감이 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부분도 플러스 요인이 된 듯하다”라며 “더불어 재벌가들의 횡포를 좀 더 시원하게 비판하는 스토리들도 있고 드라마 속에서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포인트라고 본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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