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망가뜨리고 싶었다”…상금 456억 ‘오징어게임’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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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15일 14시 45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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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짐을 내려놓은 이정재와 예측불가의 스토리가 ‘오징어게임’에서 초대형 세트장 위에서 펼쳐진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신작 시리즈 ‘오징어게임’(감독 황동혁)의 제작발표회가 15일 오전11시 온라인 중계로 진행됐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남한산성’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을 통해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이야기와 깊은 주제 의식으로 인정받았던 황동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또한 이정재, 박해수, 그리고 오영수, 위하준, 정호연, 허성태, 아누팜, 김주령 등 다채로운 배우진이 목숨을 건 게임에 참가할 수밖에 없던 다양한 캐릭터들의 심리와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린다.

황동혁 감독은 제목 ‘오징어게임’에 대해 “어릴 적 골목이나 운동장에서 하던 놀이인데, 어른이 되어 다시 모여서 큰 상금을 걸고 한다”며 “그 중에서 오징어게임을 선정한 이유는 내가 어릴 때 하던 놀이 중에 가장 육체적인 놀이였고 좋아하던 놀이였다. 현대의 경쟁사회를 상징적으로 은유하는 게임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정재가 맡은 기훈은 사업실패와 이혼, 사채, 도박을 전전하다 결국 게임에 참가하지만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희망과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인물이다.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과 하고 싶었는데 제안을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면서 “시나리오가 굉장히 여러가지의 상황과 감정이 잘 녹아있어서 이거는 진짜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게임이 도대체 어떻게 구현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궁금증이 있었다. 아무튼 세트장에 가는 날이 굉장히 기대가 되고 재미있었던 작품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해왔던 이정재는 이번 캐릭터를 통해 ‘멋짐’을 내려놨다. 그는 “영상을 보고 내가 저렇게 연기를 했나? 싶어서 한참을 웃었다. ‘뇌가 없나?’ 싶었다”라고 말하기도.

황동혁 감독은 “항상 너무 멋지게 나오지 않았나. ‘모래시계’ 시절부터 최근까지 멋져서 한 번 망가뜨리고 싶은 못된 마음이 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멋진 연기를 하실 때도 가끔 보이는 약간의 인간미가 있었다. 그런 점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면 어떨까 싶어서 기훈 역할로 캐스팅했다”라고 덧붙였다.

박해수가 맡은 상우는 기훈과 같은 동네에서 자란 후배이자 서울대에 입학한 동네의 수재였다. 증권회사 투자팀장으로 승승장구하다 잘못된 선택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고 게임장에서 기훈과 재회하게 된다. 냉철한 이성과 머리로 어떤 상황에서도 전략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기훈과 상반된 이야기를 보여준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감춰둔 욕망을 드러내며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박해수는 “시나리오에 각 인간 군상이 많이 나오는데 그들의 섬세한 심리 변화를 펼치는 과정이 매력적이고 흥미로웠다. 감독님의 독특한 세계관과 게임들이 어떻게 구현될지 실제로 눈으로 보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황동혁 감독은 기훈과 상우가 이란성 쌍둥이처럼 보이길 바랐다. 황 감독은 “이란성 쌍둥이는 한날 한시에 같이 태어났지만 생김은 다르다”라며 “상우와 기훈도 두 사람이 한 가지 기억을 공유한 사이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삶을 사는데 결국 게임장에 같은 옷을 입고 모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기억을 공유한 사람들이 다른 세상에서 살다가, 1%가 99%를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는 모두가 약자일 수 있고 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란성 쌍둥이라는 말을 썼다”라고 덧붙였다.

허성태는 “감독님이 ‘그동안 조폭 연기를 많이 했는데 또 맡겨서 죄송하다’고 하시는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위하준은 “시나리오를 보는데 추억의 게임이 충격적으로 다가와서 너무 놀랐다. 재미있게 읽었다”면서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황동혁 감독은 위하준의 목소리가 매력적이었다면서,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징어게임’은 황동혁 감독이 2008년 구상해 대본 작업을 진행했다고. 당시에는 너무 어렵다는 반응으로 제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다양한 장르,새로운 시도가 환영되는 분위기에서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에서 영상화됐다.

특히 ‘오징어게임’은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정재는 “(대본을 보고) 컴퓨터 그래픽이 많이 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세트장을 활용한 촬영이 많았고 실제로 456명이 촬영을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황동혁 감독은 “게임장이라는 것이 가상의 공간이어서 다 세트장을 지어야 했는데 최대한 CG를 배제하고 실제만큼의 인원이 모여서 피지컬을 강조한 움직임으로 연기, 액션을 할 수 있길 바랐다.”라고 했다. 이어 “보통 이런 서바이벌물을 보면 공간 자체가 공포심을 자극 하지 않나. ‘오징어게임’은 마치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곳이길 바랐다”라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실제로 우리가 매일 격렬한 경쟁을 하면서 살고 있지 않나, 이 작품은 배우들의 가상의 경쟁이기 때문에 덜 부담스럽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들은 왜 이렇게 경쟁해야 했는가 우리는 왜 이렇게 매일 목숨을 걸다시피 경쟁하면서 살아가야 하는가 과연 이 경쟁은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날 ‘오징어게임’의 설정 중에서 게임이 일본 만화, 영화 ‘신이 말하는대로’와 유사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작품을 찍을 무렵에 그런 작품이 있고 첫 게임이 같다는 말을 들어서 봤는데 첫 게임이 같을 뿐 크게 연관성, 유사점이 없다”면서 “(‘오징어게임’은) 2008년에 구상해서 2009년에 대본을 쓸 때부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으로 설정했다”라고 했다.

이어 “(‘신이 말하는대로’는) 만화가 일본에 공개된 것도 그 뒤로 알고 있다”라며 “우연적으로 유사한 것이지 누가 누구 것을 보고 따라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굳이 우선권을 따지자면 제가 원조다”라고 답했다.

오는 17일 넷플릭스 공개.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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