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시그널’부터 ‘크라임퍼즐’까지…서지혜 “이제야 자신감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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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3일 1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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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지혜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배우 서지혜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서지혜는 2017년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1’을 통해 안방극장에 얼굴을 알리고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웹드라마 ‘두텁이의 어렵지 않은 학교 생활’과 ‘라이크’ 등을 거치며 배우로 발돋움했다.

이어 최근 공개된 올레tv 시즌 드라마 ‘크라임 퍼즐’(극본 최종길/연출 김상훈)에서 경찰청 소속 막내 형사 박수빈으로 열연했다. 사랑스럽고 밝은 매력의 박수빈이지만, 범죄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완성되면서 그가 사이비종교 인교의 교주라는 반전이 드러나며 짜릿한 엔딩을 장식하기도.

배우 서지혜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배우 서지혜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서지혜는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크라임 퍼즐’이 배우로서 한 발 더 내디딜 수 있게 해준 작품이며, 틀을 깨고 나올 수 있게 해준 기회였다고 말했다. 처음 해보는 악역이자, 극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었기에 매 신이 부담이었지만 그만큼 배우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서지혜는 이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서지혜는 영화 ‘더 와일드’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한편 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에 출연하며 ‘열일’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배우 서지혜 / KT스튜디오지니 제공 © 뉴스1
배우 서지혜 / KT스튜디오지니 제공 © 뉴스1
-엄청난 반전의 주인공이었다. 이를 미리 알고 있었나.

▶5회까지 대본만 받고 오디션에 들어가서 수빈의 결말은 몰랐다. 수빈에게 반전의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장르물이니까 헷갈리게 하는 역할을 하나보다 생각했다. 선배님들과 이렇게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그런데 제2의 교주 자리를 물려받고 거기다가 살인까지 하는 인물이라니, 뒷부분을 알고 나서 너무 놀랐다. 방송으로 내 모습을 보는 것도 되게 세게 느껴졌다.

-반전의 인물을 알고 나서 어떻게 설득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어떻게 풀어야 하나 고민이 됐다. 감독님께서 제가 원하는 식으로 해봤으면 좋겠다, 겁먹지 말고 내가 생각하는 수빈이를 만들어보라고 하셔서 용기를 냈다. 5회까지 찍은 수빈이를 바탕으로 이질감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0부까지 대본에 내 호칭이 ‘아가씨’인데, 내가 생각했을 때 위압감을 주거나 지시를 내리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굳이 반말이나 욕설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수빈이를 그대로 이어가는 게 더 소름끼치는 느낌이 날 것 같아서 그 부분을 신경을 썼다.

배우 서지혜 / KT스튜디오지니 제공 © 뉴스1
배우 서지혜 / KT스튜디오지니 제공 © 뉴스1
-더욱 신경을 쓴 디테일이 있다면.

▶중간에 반전이 나오기 전에 성필(우강민 분)에게 ‘저 좋아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뒤에 유희(고아성 분) 경위에게도 ‘언니 저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라고 한다. 두 대사의 톤을 똑같이 하려고 했다. 중간에 반전이 있으니 뒤의 대사가 더욱 소름끼치지 않을까 생각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

▶가장 애정하는 신이 윤경호(김판호 역) 선배와 아이스크림을 주고 받는 건데 제일 걱정을 많이 했다 .성필을 죽이는 것보다 훨씬 더 부담이 되는 장면이었다. 수빈이 소름끼치려면 아무렇지 않게 눈동자에 흔들림이 하나도 없어야 하는데 이걸 견딜 수 있을까 부담이 됐다. 또 선배님이 수빈을 보며 정말 화가 나는데 말이 안 나오는 그런 느낌이 나길 바랐다. 비꼬듯이 위압적으로 연기한 후에 경호 선배가 ‘너무 화나는데 할 말이 없어진다’고 하시더라. 그 말을 듣는데 너무 뿌듯했다. 원하던 목적을 달성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상대 배우에게 원하던 느낌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 뿌듯했고, 선배에게 너무 감사했다 .

배우 서지혜 / KT스튜디오지니 제공 © 뉴스1
배우 서지혜 / KT스튜디오지니 제공 © 뉴스1
-이런 역할을 연기해본 적이 없는데 제작진은 어떤 면을 보고 수빈을 맡겼을까.

▶종교집단이 배경이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과 거리가 먼 인물이어서,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 모습이 많다. 내가 평소에도 상대방의 눈을 엄청 뚫어지게 쳐다보는 편이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할 말을 내뱉으면 무서울 것 같다고 하시더라.

-악역을 해본 적이 없는데 경험해보니 어떤가.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대단한 과정을 거친 것도 아니어서 이런 기회가 참 감사한 일이다. 내가 이걸 할 정도로 실력이 되는 사람일까 고민을 하면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려고 했다. 인상적인 악역이 등장하는 영화, 드라마를 많이 봤다. ‘오펀’ ‘콜’ ‘암수살인’ 등 한국, 외국 가릴 것 없이 찾아봤다. 어차피 똑같이 따라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많이 보면서 연습했다.

-어떻게 연기를 시작했나.

▶아버지가 영화를 정말 좋아하셔서, 어릴 때 아버지 손잡고 극장에 가는 일이 많았다. 집에는 항상 영화가 틀어져 있었다. ‘허브’의 강혜정 선배를 보고 연기, 배우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배우를 하고 싶다고 하니 집에서는 단순하게 재미있어 보였나보다 생각하신 것 같다. 고등학교 때 더 진지하게 말씀을 드렸더니 부모님이 고민을 많이 하셨다. ‘미래가 보장되어 있지 않아도 이 일을 하고 싶은 거냐’라고 물으시더라. 아직 학생이니까 공부로 진심을 보여보라고 하셨다. 나는 일단 서울에 가서 오디션을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학(이화여대)에 왔다. 서울에 와보니 내가 생각한 것과 달랐다. 학업 따라가기도 벅찬 상황에 오디션만 본다고 배우가 되는 게 아니더라. 온갖 아르바이트를 다했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느끼고 그냥 공부를 해야 하나 싶을 때 ‘하트시그널’에 출연하게 됐고 웹드라마를 경험하게 됐다.

-연애 예능으로 얼굴을 알렸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 연기에 대한 진심을 의심받지는 않았나.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안 좋게 보는 사람도 있지 않나. 그런 반응을 보면서는 방송이라는 게 어떤 건지, 배우라는 직업이 대중을 상대로 한다는 걸 더욱 깊게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내가 이 직업을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아나운서 준비를 해야 하나 싶어서 발음, 발성 공부를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연기에 도움이 됐다. 방송이 다 마무리되고 나서는 좋은 반응도 많아졌고 좋아해주시는 분도 많았다. 내게 또 다른 기회가 오는 계기도 됐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줄 수는 없잖나. 배우로서 할 수 있는 문을 하나 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서지혜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배우 서지혜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현재 부모님의 반응은 어떤가.

▶완전 응원군이 되어주신다. 그래도 ‘졸업은 해야 하지 않냐’고 하시기는 하지만. (웃음)

-션배들의 조언은 없었나.

▶‘배우 대 배우로 만난 거다. 그러니까 묻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다 물어보고 치열하게 하라’면서 그런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걱정이 많은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윤계상(한승민 역) 선배가 ‘네가 오디션을 보고 이 역할을 할 자격이 충분하니까 된 것이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네가 너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져야지, 의심하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 그 말에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고아성 선배는 열정이 엄청나다. 힘든 장면이 많은데도 후배인 저를 잘 이끌어주셨다. 정말 너무 감사했다. 선배들에게 많이 배웠다.

-‘크라임 퍼즐’은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최근에 ‘둔감력’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환경의 사소한 변화나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소신을 유지하는 힘이다. ‘크라임 퍼즐’에 임하면서 많이 흔들리고 어려웠다. 내가 수빈이를 끝까지 잘 끌고 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될 줄 모르니까 더 무섭지 않나. 그런 과정에서 내가 설정한 목표도 이루고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쫄지 않고 해냈다는 생각이다. 다음 작품에서 조금은 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크라임 퍼즐’이 없었다면, 이런 현장을 만나지 못했다면 틀 안에 갇혀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만난 게 참 운이 좋은 것 같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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