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화제작 중 하나는 단연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연출 정지인 송연화)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를 기록한 사극. 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대 시청률로 출발해 7회만에 10%대를 돌파, 15회가 14.3%의 자체최고시청률을 달성하는 등 장기간 침체에 빠졌던 MBC 드라마를 살린 흥행작으로 꼽히고 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이같은 뜨거운 인기 속에 함께 주목받은 스타는 배우 강훈이다. 강훈은 극 중 한성 제일 가는 미남자이자 부드럽고 따뜻한 외모 속에 서늘한 내면을 감추고 사는 겸사서 홍덕로를 연기했다. 지난 2009년 단편영화 ‘고리’로 데뷔해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신입사관 구해령’ ‘어서와’ ‘너는 나의 봄’에서 활약해오다 이번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톡톡히 찍었다. 강훈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주목받게 된 소감을 들어봤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강훈이라는 배우를 더 많이 알리고 인상을 준 작품인데. 종영 소감은.
▶좋은 작품에 출연하게 돼서 영광이었다. 이 작품이 오디션에 합격한 이후에 굉장히 많이 준비를 했고, 감독님과 만나면서 대화도 많이 나누다 보니까 끝났을 때 굉장히 기분이 울컥하더라. 좋았던 작품이었고 호응과 관심을 얻게 돼 영광이고 감사하다. 대본이 너무나 재밌어서 촬영장에서 모든 배우들이 잘될 드라마라고 얘기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대를 갖고 있었고 그만큼 잘 돼서 너무나 감사하다. 홍덕로라는 캐릭터를 하면서 고민도 많고 했는데 많은 관심들이 제게 다가오는 게 느껴져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옷소매 붉은 끝동’이 올해 MBC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인기를 온오프라인에서 어느 정도 체감했나.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셔서 가장 큰 기쁨이었다. 친척들도 연락오셔서 주변에서 좋아한다 말씀해주셔서 감사했다. 돌아다니는 곳마다 드라마를 봤다고 말씀해주셔서 오프라인에서는 그렇게 체감했다. 댓글수도 상당히 많은 걸로 알고 있고 추천도 많이 해주셔서 어느 정도 그렇게 체감하고 있지 않나 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인기를 실감하나.
▶팔로워수가 많이 늘었다기 보다는 다이렉트로 글이 엄청나게 많이 온다. ‘현대극을 하면 무조건 보겠다’고 해주셔서 인기는 그렇게 체감하고 있다.
-국내와 해외 시청자 반응이 뜨거웠는데 기억에 남는 반응은 무엇인가.
▶야망을 드러내는 캐릭터라 좋은 말은 들을 수 없더라. 댓글이 캐릭터는 미웠으나 저라는 배우를 발견해서 좋았다고 말씀해주셔서 연기 칭찬이 기분이 좋다. 그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잘 마쳤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신입사관 구해령‘ 이후 오랜만에 사극을 다시 하게 됐는데, 두 번째 사극이라 조금 수월했는지, 아니면 분량이 더 커져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지.
▶그때는 가끔 등장해서 짧은 시간동안에 저를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실제 있지 않은 가상 인물을 연기했기 때문에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역사적 인물이 존재했기 때문에 조사를 했고 다른 선배님들을 보며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지 고민했었다. 분량이 많아지면서 더 표현해야 하는 것이 많았기 때문에 그것도 고민했다. 역사적 사실이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조사도 많이 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이 엄청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러한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인물의 감정이 잘 드러난다 생각이 들었다. 다른 드라마는 정치면 정치, 멜로면 멜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우리 드라마는 균형 있게 잘 들어간 것 같아서 몰입감이 있었다. 그 부분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했다.
-종영까지 2회만을 남겨뒀는데 시청률 15% 돌파 공약을 세운다면? 이준호 배우는 곤룡포를 입고 춤추겠다고 했다.
▶저도 그 공약을 봤는데 홍덕로이니까 홍덕로 의상을 입고 춤을 추면 되지 않을까 한다. (웃음)
-홍덕로 캐릭터에 캐스팅 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했나.
▶항상 오디션을 봤을 때 ’선하다‘ ’선한 느낌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 오디션을 하면서 착한데 눈빛이 서늘한 것 같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게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 것 같다.
-큰 인기에 힘입어 현장 분위기도 좋았을 것 같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또 이준호, 이세영과의 호흡도 어땠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도 좋았다. 모두 웃음이 많으셔서 항상 모든 신이 끝나고 웃음으로 끝났던 것 같다. 그거에 따라 다른 분위기도 좋았다. 준호 형은 제가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봤을 때 디테일하게 이야기를 했던 부분도 좋았다. 이세영 배우는 현장에서 에너지가 좋으셔서 긴장을 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긴장을 잘 풀어주고 잘 말씀해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정말 저한테 연기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다.
-그럼 이준호vs이세영 대상 수상자를 점친다면.
▶두분 다 너무 잘 하셔서 누구를 수상자로 점치기 보다 공동대상을 받는 게 좋지 않을까. 두분 다 너무 잘 하시고 멋지시고 예쁘신 분이라 공동대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이덕화 배우님의 연기가 많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대선배와 호흡을 맞춘 셈인데, 이덕화 배우님과의 촬영은 어땠나.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겹치지 않았다. 한 신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뤄진 촬영이었다. 저도 가만히 서있는데도 힘들어서 지친 상황이었는데 지친 모습 하나도 안 보이시더라. 아침부터 밤까지 보여주시는데 너무 멋있었고, 지켜보는데도 드라마를 한편 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보고 있는 게 영광이고 좋았다. 같이 연기하게 돼서 영광이었고 너무나도 배울점이 많았던 선배님이었다.
-배우가 생각하는 홍덕로는 어떤 인물인가.
▶’산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그를 안전하게 보위에 올리는 것이 목표이며 그것에 진심인 인물이라는 것을 표현한 것 같다. 보위에 오르고 나서부터는 야망을 조금씩 드러내는 캐릭터라고 봤다.
-평소 어떤 성격인지, 또 홍덕로라는 캐릭터와 어떤 점이 닮았고, 어떤 점이 다른지.
▶평소엔 조용하다.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땐 유쾌하고 재밌게 지낸다. 홍덕로와는 굉장히 반대에 있다 생각하면서 어느 순간에는 겹친다고 생각했다. ’모든 일에 대가가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부분에서 닮았다 생각을 한다. 한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칠 정도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게 홍덕로를 이해하는 데 가장 힘들었다. 그게 가장 다르지 않았나 했다.
-홍덕로는 모든 궁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조선 최고의 미남이다.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굉장히 세심하고 친절한듯 하지만 실제로는 큰 야망을 갖고 있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다소 잔혹한 성격도 있다. 이러한 홍덕로의 상반된 모습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나.
▶빠져서 연기한다기 보다는 생활에서 찾아와서 연기하는 부분이 있었다. 생활을 하면서 어떤 사람들과 만나는 부분에서 그런 부분도 있지 않을까 했고, ’그런 부분이 있다‘는 걸 찾아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고 그게 생활 속에서 발견돼서 잘 표현이 된 것 같다. 거기서 찾아와서 연기했던 점이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가만히 있으면 웃는 상이어서 어떻게 표현할까 했었다. 눈이나 표정에서 많이 드러날 것 같다는 생각이어서 대사를 읽으며 얼굴 각도나 눈의 위치를 확인하며 계속 연습했다.
-조선 최고의 미남 캐릭터를 위해 외적으로 노력한 부분이 있을까.
▶잘생긴 외모라는 설명이 있어서 부담이 됐다. 자신이 없으면 중간도 못할 것 같다 생각해서 잘생겼다 생각하며 다녔다. 그 자신감을 어느 정도 보여주기만 한다면 조선의 미남자는 되지 않을까 하며 부담감을 이겨냈다. 감독님과는 항상 얘기했던 게 ’미남자가 아니다‘였다. 조선시대 때는 미남자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웃음) 미소에 나인들이 좋아하고 쓰러지기 때문에 항상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미소를 연습했다. 계속 웃고, 어떤 웃음이 그 사람을 웃게 만들까, 기분 좋게 만들까 고민했었던 것 같다. 살을 6kg 정도를 뺐다. 살을 빼면 미남자에 조금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살을 엄청 많이 뺐다.
-덕로는 덕임을 두고 삼각관계를 형성한 게 아니라 이산을 두고 덕임과 삼각관계를 형성한 캐릭터였다. 최근 회차에서는 이산을 사랑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감정 연기에 주안점을 둔 부분은. ’홍섭녀‘라는 별명은 어떻게 생각하나.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감독님과 얘기했던 부분이 산에 대한 마음은 모든 것이 진심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산이라는 인물에 있어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심이었던 것으로 생각을 하고 그것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홍섭녀 별명은 감독님, 스태프들이 그렇게 부르셔서 알게 됐다. 대본을 보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라 ’뭐지?‘ 했었는데 모두 ’섭녀‘라 불러주셔서 작품 통해 이런 별명도 생기는구나 했다.
-겸사서에서 도승지로 신분이 올라간 후 욕망에 넘치는 흑화한 모습으로 변신했는데 극적인 캐릭터 변신에 어려움 없었는지, 달라진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중점 둔 부분은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하다.
▶겸사서였을 때보다 도승지일 때 야망을 드러냈는데 그게 행동으로 보여줄 수 없더라. 항상 연습했던 것이 ’눈이 변할 것 같다‘였다. 수염을 붙일지 말지 찍기 전까지 고민하다 수염을 붙이게 됐다. 수염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생각했다. 그런 부분이 어느 정도 흑화된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을까 했다. 점점 흑화된다고 하면 어느 정도 변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거울 보며 연습했던 부분이다. 수염을 붙이니까 주변에서 ’흑화됐다‘ 표현해주셔서 그 이후엔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건 다 표현한 것 같다.
-홍덕로가 영빈의 죽음에 미쳐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강훈 배우는 홍덕로의 모습 중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어디였나.
▶깊이 빠져있는 상태라 연기하며 에너지가 많이 소모됐다. 살아가면서 내가 죽으면 어떤 사람이 슬퍼할까 가끔씩 생각했었는데 그에 대한 산의 반응을 보니까 굉장히 울컥했다. 지난 날 후회하는 모습이 잘 보인 것 같아서 저한테 인상 깊었던 장면은 편지를 쓰고 산에게 절을 하는 장면인 것 같다.
-홍덕로를 연기한 선배들이 있는데 ’강훈이라는 사람도 있었다‘고 생각되는게 목표라고도 했다. 스스로는 이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하나.
▶제가 연기한 홍덕로는 이전에 봐왔던 드라마나 영화에서 표현됐던 모습보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표현됐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얘기했을 때는 ’이산‘이라는 드라마를 안 보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지금도 안 본 상태인데, 목표를 이뤘다기 보다는 제가 생각한 홍덕로를 어느 정도는 표현을 한 거라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는 제 목표를 이루지 않았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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