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서는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와 ‘뇌와 선택’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정재승은 초밥 사진을 보여주면서 뭐부터 먹을 거냐고 물어봤다. 이승기는 흰 살 생선을 골랐고, 리정과 유수빈은 가장 좋아하는 걸 선택했다. 반대로 양세형은 가장 좋아하는 걸 마지막에 먹겠다고 했다. 정재승은 “여기서 아무 이유 없이 고른 사람이 없다”며 “1/3은 아무거나 먹고, 1/3은 맛있는 것부터 먹고, 1/3은 맛있는 것을 마지막에 먹는다”고 연구 결과를 밝혔다. 이런 선택에 대해 정재승은 “장남 장녀는 맛있는 걸 마지막에 먹는다”고 설명했다. 막내는 맛있는 걸 남기면 윗 형제들에게 뺏기기 때문에 그럴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양세형은 첫째, 리정은 막내였다. 정재승은 “내 뇌가 그렇게 작동하도록 오래도록 습관이 된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정재승은 연인을 선택할 때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리정은 “얼마나 배울 점이 많은지 본다.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승기는 무조건 자기가 좋아해야 한다고 했다. 반대로 김동현은 상대가 자기를 좋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상대의 마음을 돌리는 과정에서 상처를 받는 게 겁이 난다고 했다. 양세형은 “이승기와는 다른 게 김동현과 나 같은 경우엔 상대의 마음을 돌리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이승기는 “내가 연예인으로 성공하기 전에도 이랬다”고 반박하자 양세형과 김동현은 이구동성으로 “어릴 때도 잘생겼잖아”라고 재반박했다.
정재승은 ‘햄릿 증후군’에 대해 설명했다. 결정을 잘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김동현은 자기가 햄릿 증후군인 것 같다며 “중요한 결정은 할 수 있는데 사소한 것을 잘 못 한다”고 말했다.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재승은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으면 어렵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와 관련된 실험을 했다. 잼 종류가 6개인 상점과 24개인 상점 중, 사람들은 잼이 24개인 상점에 더 많이 가지만 구매한 사람의 비율은 6개인 상점에서 더 높았다. 즉 선택지의 개수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한 이후엔 더 많은 선택지가 좋은 선택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정재승은 실망과 후회의 차이를 아느냐고 물었다. 김동현은 실망은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한 것이고 후회는 나의 행동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재승은 결과가 기대만 못하면 실망하고, 선택지 중 하나를 골랐는데 다른 선택에서 얻게 될 결과와 비교했을 때 그것보다 못하면 후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승은 ”실망하는 뇌와 후회하는 뇌는 완전히 다르다. 비슷한 단어로 생각하지만 완전히 다른 영역에서 처리가 된다. 더 놀라운 것은 굉장히 많은 동물이 실망을 한다. 메뚜기도, 쥐도 실망을 한다. 모든 동물은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후회는 인간이나 원숭이 같은 고등한 동물만 한다.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어땠을지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고 비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햄릿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후회를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선택을 어려워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승은 ”후회 없는 삶을 살려고 애쓰는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이 그렇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자기가 고민하는 기회가 적다. 부모들이 정보가 너무 많아서 아이들이 선택하기 전에 바로 앞에 대령한다. 자기가 굳이 심사숙고해서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상황이 많아 보니 어른이 되면 ‘네가 선택해’ 하는데 그게 당혹스러운 것이다. 대신 경쟁은 너무 치열해서 한 번 잘못 선택하면 너무 치명적인 피해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후회를 통해 다음에 더 좋은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승은 ”후회하지 않는 삶,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후회를 즐기는 것이다. 후회를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빨리 후회해 보고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서는 더 나은 선택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최고의 선택’을 하려는 사람과 ‘만족스러운 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다르다고 했다. 이승기는 물건을 살 때 리뷰를 하나도 안 본다고 했다. 또 구매 이후 후회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선택지를 안 봤기 때문이다. 반면 양세형은 물건 하나를 사기 위해 리뷰 100개 이상을 참고한다고 했다. 그러나 후회는 많이 한다고. 양세형은 ”그렇게 심사숙고해서 선택했는데도 그 상품이 알아본 것과 다른 거다. 그러면 스트레스를 받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정재승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역일수록 최고의 선택을 하려고 하고, 중요도가 낮으면 만족스러운 선택을 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선택을 하려고 애쓰면 피곤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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