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조동익(62), 조동희(49) 남매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 씨가 부를 신곡(제목 미정)을 제작하고 있으며 상반기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동희 작사, 조동익 작곡, 이효리 가창’으로 완성할 신곡은 전대미문의 조합만으로도 가요계의 화제가 될 듯하다.
조 씨는 기타리스트 이병우와 전설적 포크 듀오 ‘어떤날’로 활동하며 관조적 정서를 대표한 음악가다. 들국화, 시인과촌장, 고 유재하와 김광석, 김현철, 동물원 등 수많은 음악가와 교류하고 음반 제작을 도왔다. 포크 거장 고 조동진 씨(1947~2017)의 동생이기도 하다. 그가 그룹 핑클 출신인 이 씨의 곡을 처음 맡아 쓰게 됐으니 1980년대 포크 스타와 1990년대 아이돌 스타가 인생 여정을 돌고 돌다 뜻밖의 음악적 교차점에서 만난 셈이다.
조동익 씨는 “효리 씨는 댄스가수이자 아이돌이었지만 제주의 작은 마을 소길리에서는 저의 이웃이었고 가끔 소주 한 잔 함께 하는 친구이기도 했다. (그래서 저는) 그의 또 다른 면을 조금 알고 있는 듯하다”고 운을 뗐다.
“장르나 분위기는 일단 제가 직접 부를 것을 상상하며 만들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만든 심심한 노래도 (효리 씨를 통해) 예쁘고 아름다운 노래가 될 거예요.”(조동익)
이번 작업은 조동익-동희 남매가 3월 시작한 ‘투트랙 프로젝트’에 이효리 씨가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혀 성사됐다. ‘투트랙…’은 조동희 작사, 조동익 작곡의 신곡 연작 프로젝트. 가창자는 다양한 가수가 이어달리기하듯 맡는다. 첫 회로 3월 정승환, 장필순 씨가 ‘연대기’를 각자의 버전으로 불러 발표했다. 이달에는 잔나비(18일 발매 예정)와 한영애 씨가 ‘사랑을 사랑하게 될 때까지’로 이어 받는다. 노랫말과 선율이 같은 하나의 신곡을 다른 개성의 두 가수가 비슷한 시기에 발표하는 형태. 따라서 시리즈 3탄이 될 이효리의 ‘짝’이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투트랙…’의 단초는 동익-동희 남매가 25년 전 합작한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1997년 장필순)다. 젊은 가수들의 목소리로 끝없이 재해석되는 가요사의 명작. 조동희 씨는 “그 곡에 버금가는 수작을 더 만들어 여러 가수의 목소리로 전달함으로써 현 시대의 보다 폭넓은 대중에게 다가가 보자는 데 오빠와 생각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조동익 씨는 “그 곡이 그러했듯,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단순하고 쉬운 멜로디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신곡을 연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두 달 간격으로 낸 연작이 10여 곡 모이면 CD나 LP로도 발매할 계획. 조동희 씨는 “한 곡에 3~10명의 작사, 작곡가가 붙어 조립식으로 노래를 만드는 요즘의 케이팝 시스템의 밖에 예스럽고 우직한 작사의 시대, 멜로디의 시대도 건재함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투트랙 프로젝트’의 모든 음원은 음악 저작권료 청구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에도 서비스된다. 조동희 씨는 “동진, 동익 오빠와 소박한 음악 공동체 ‘하나음악’ ‘푸른곰팡이’에 머물던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첨단 시장에 발맞춘 열린 사고(思考)에도 도전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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