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히어로’들이 이달 초 극장가의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마블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지난 6일 개봉해 첫날 하루 38만2201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연속으로 차지했다.
‘토르: 러브 앤 썬더’ 전 박스오피스 1위는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이었다. ‘탑건: 매버릭’은 지난 6월22일 개봉 첫날 25만3065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 쥐었으며, ‘토르: 러브 앤 썬더’가 개봉할 때까지 14일간 1위를 지켰다. 이 영화는 개봉 12일째는 300만 관객을 돌파하기도 했는데, 이는 올해 개봉작 중 ‘범죄도시2’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이은 세번째 기록이었다.
5월과 6월 ‘범죄도시2’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팬데믹 이후 신기록을 세웠지만, 이후 한국 영화들은 박스오피스에서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고군분투한 작품은 ‘마녀 2’다. 지난달 15일 개봉한 ‘마녀 2’는 누적관객수 271만6821명(7일 기준)을 동원했다. 손익분기점인 200만을 넘긴 수치다.
‘탑건: 매버릭’은 언론배급시사회로 공개 직후 평단과 관객들로 부터 고른 호평을 받았다. 36년 만에 나온 ‘탑건’의 속편인 이 영화는 전편과의 연결성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발전한 촬영 기술 및 CG 기술로 ‘체험형 영화’로서의 미덕을 갖췄다. 특히 ‘탑건: 매버릭’은 4DX와 스크린X, 아이맥스 등 특별 기술관 상영작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더불어 주연 배우 톰 크루즈는 ‘탑건: 매버릭’의 개봉에 맞춰 한국을 방문, 팬데믹 이후 내한한 첫번째 할리우드 스타로 그간 이어온 ‘친한 배우’라는 명성에 맞는 행보를 보였다. 그 덕에 신작 ‘토르: 러브 앤 썬더’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평일 하루 10만명대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하고 있다.
‘토르: 러브 앤 썬더’는 팬데믹 기간에도 위력을 보여준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흐름을 잇는다. 지난해 말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팬데믹의 여파 속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755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놀라움을 준 바 있다. 이어 지난 5월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7일 기준 588만4437명의 누적관객을 기록하며 역시나 흥행에 성공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흥행 기록을 만들어낸 마블 영화가 ‘토르: 러브 앤 썬더’를 통해 얼마만큼의 기록을 만들어낼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미국 영화들의 선전은 기대작이었던 한국 영화들의 약세와도 연관이 깊다. 칸 영화제 수상작인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은 2주의 차이를 두고 개봉했으나, 흥행 면에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지난달 8일 개봉한 ‘브로커’는 125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으며 지난 4일부터는 극장과 동시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헤어질 결심’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헤어질 결심’은 ‘탑건: 매버릭’의 기세에 눌려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 2위로 시작한 이래 누적관객수 68만명(7일 기준)을 동원하며 고전 중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뉴스1에 “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작품이 흥행한 경우는 많다, ‘기생충’이나 ‘아가씨’ ‘곡성’ ‘부산행’ 등의 작품은 칸 영화제 수상 및 초청된 후 흥행에도 성공한 케이스다, 하지만 칸 영화제 수상이 흥행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며 “극장에서 흥행하지 못했다면 관객들에게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팬데믹 이후 영화를 선택하는 일반 관객들의 입맛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단순히 영화제 수상 영화라서 상영을 선택하기보다는 개인의 취향이나 오락성에 초점을 맞추고 관람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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