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불도장, 노무현 국수, 朴 편식 안해”…전 靑셰프가 밝힌 ‘대통령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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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11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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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집사부일체’ 갈무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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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 총괄 셰프 천상현씨가 역대 대통령들이 사랑한 보양식과 소울푸드를 공개하며 일화를 전했다.

최연소 대통령 전담 셰프이자 청와대 최초의 중식 셰프인 천씨는 지난 10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보양식으로 즐긴 ‘불도장’과 후식 ‘고구마 맛탕’을 대접했다.

천씨는 지난 1998년부터 2018년까지 20년4개월간 청와대에서 셰프로 근무하며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의 식사를 담당했다.

천씨는 먼저 중국 보양식 중 하나인 불도장에 대해 “맛있는 냄새 때문에 스님이 참지 못하고 담을 넘게 한 요리”라며 “대통령께 해드린 그 맛 그대로 해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구마 맛탕은 대통령 손주들이 와도 가장 이상적이고 맛있는 음식”이라고 밝혔다. 음식을 맛본 멤버들은 하나같이 깜짝 놀라면서 감탄했다.

(SBS ‘집사부일체’ 갈무리) © 뉴스1
(SBS ‘집사부일체’ 갈무리) © 뉴스1
천씨는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불도장을 보양식으로 즐겨 드셨다”며 “노 전 대통령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병원에 입원했다. 노 전 대통령이 갑자기 ‘불도장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냐’고 묻더라. 불도장 3그릇을 병문안 대신 포장 선물했다. 덕분에 김 전 대통령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더라. 그만큼 (김 전 대통령이) 불도장을 좋아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씨는 역대 대통령들이 좋아했던 ‘소울 푸드’도 함께 공개했다. 먼저 김 전 대통령은 중식파였다고 밝혔다. 천씨는 “양장피, 해삼요리, 게살수프를 즐겨 드셨다”며 “전라도 분이시다 보니 안 삭힌 홍어, 산 낙지, 조기 찌개 등을 좋아하셨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선 “소박하셨다. 별미로 모내기 국수를 드셨다. 잔치국수처럼 소면에 부추를 올리면 모내기 심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모내기 철에 새참으로 많이 먹던 음식”이라고 전했다.

천씨는 “관저 산책길에 주방과 이어지는 쪽문이 하나 있는데 노 전 대통령께서 갑자기 주방에 들어오셨다”며 “그때 권양숙 여사께서 따라오시면서 ‘셰프들 불편하게 여기를 왜 들어오냐’고 타박했다. 권 여사께서 빨리 나오라고 하자, 노 전 대통령이 ‘내 주방에 내가 들어오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하셨다”고 일화를 전했다. 당시 취임 초기였던 노 전 대통령은 산책하다 길을 잃어 주방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전 대통령은 ‘돌솥 간장 계란밥’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천씨는 “돌솥에 흰 밥, 날계란, 간장을 비벼 먹는 걸 최고의 보양식으로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SBS ‘집사부일체’ 갈무리) © 뉴스1
(SBS ‘집사부일체’ 갈무리) © 뉴스1
박 전 대통령은 편식을 안 하는 대통령 중 한 명이었다고 전했다. 천씨는 “박 전 대통령은 까칠하지 않았다. 음식 드시는 폭이 넓다”며 “울릉도에 좋은 나물들이 많다. 취나물, 전호나물을 공수해 드렸더니 ‘힘들게 구해줘서 고맙다’는 피드백을 해주셨다. 그럴 때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천씨는 “문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입맛이 비슷했다. 막회를 좋아하고 국밥 스타일을 좋아하셨다. 단품 요리를 좋아하신다”고 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소울 푸드가 생각보다 소박하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천씨는 “대통령들은 최소 60세가 넘었다. 어렸을 때 드셨던 음식을 선호한다. 김치찌개, 된장찌개는 기본이고 대부분 소박하게 드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님을 초대했을 때만 격식을 갖춘 음식을 드셨다. 언제 참모들과 식사하실지 몰라서 항상 여유 있게 10~15인분을 준비했다”고 부연했다.

잔반에 대해서 천씨는 “처음에 얼마나 드셨는지 궁금해서 퇴식구로 나왔을 때 딱 봤다. 많이 드셨으면 기분 좋다. 남으면 직원들끼리 티는 안 내는데 맡은 파트가 다르니까 속으로 ‘쟤는 좀 위태로운데’라고 말한다”며 퇴식구에서 희비가 갈린다고 했다.

동시에 김 전 대통령이 쏘가리 매운탕 때문에 컴플레인 건 경험담도 전했다. 천씨는 “쏘가리 머리랑 꼬리만 드렸다고, 몸통은 너희가 다 먹었냐고 하셨다”며 “부위별로 다 드렸는데 워낙 매운탕을 좋아하시니까 드시다 보니 몸통 부분 양이 적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미 상궁이 있냐’는 질문에 천씨는 “있다. 검식관이라고 한다. 경호청 소속이다. 주방에 가면 멋있게 양복을 입고 있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검식관이다. 모든 음식을 다 검식한다. 대통령과 똑같은 양을 먹는다”고 했다.

끝으로 천씨는 “역대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오래 모신 사람이 나”라며 “퇴직하고 나니 시원섭섭하다. 내 인생에 있어서 대통령 다섯 분 모신 20년의 세월은 진짜 명예롭고 보람됐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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