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가 신뢰가 깨진 부부의 사연을 듣고 아내에게 무조건 참고 사는 답은 아니라며 현실적인 부분을 종합해 이혼을 고려해 볼 것을 권유했다.
11일 오후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8회에서는 부부가 직면하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돈 때문에 갈등을 겪는 일명 ‘비공개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만났다. 아내에게 월급을 알려주지 않는 남편과 그런 남편에게 신뢰를 잃고 지칠 대로 지쳐버렸다는 아내.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아내는 남편에게 급여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반면, 벽지회사 연구팀 팀장으로 재직 중인 남편은 몇 년째 월급이 200만원이라고 주장하며 월급명세서를 보여 달라는 아내의 요청을 회피하고 있었다. 정해진 날짜가 되었음에도 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아 아내의 속은 타들어 갔다. MC들은 ‘연차가 쌓이면 연봉도 오를 텐데 이해할 수 없다’며 9년째 고정인 남편의 월급을 납득하기 어려워했다.
이어서 공개된 일상 속 부부의 문제는 월급 비공개뿐만이 아니었다. 남편은 아파서 병원에 다녀왔다는 아내에게도 무관심으로 일관했고, 둘째 아이 하원 문제를 의논하려는 아내에게도 남 일 이야기하듯 해 오은영 박사는 물론 MC들까지 충격에 빠뜨렸다. 남편은 고장난 김치냉장고 구입이나 아이들 학교 준비물 구매 등 오직 돈이 나가는 문제에만 관심을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 사이 경제적인 부분을 작은 것까지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눠야 함께 가정을 꾸려갈 수 있다며 서로의 재정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은영 박사는 서운했을 아내의 심정에 공감하며 남편에게 ‘돈을 더 버는 것의 문제를 넘어 아빠와 가장으로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자세와 태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내에게 월급을 숨기며 생활비조차 줄 수 없었던 남편의 무거운 속사정이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남편에게 긴급 미팅을 요청해 솔직한 마음을 물어본 제작진. 한참을 망설이다 어렵게 입을 뗀 남편은 ‘아내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으면 헤어지자고 할까 봐 말하지 못했다’며 모든 신경을 ‘돈’에만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비공개 부부’의 안타까운 사정은 바로 전세금 사기를 당한 것. 1억이 넘는 큰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밝혀 듣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남편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정말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고 당시 절박했던 심경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전세 사기 이후 주변의 도움으로 집을 구하긴 했지만, 그 후로 모든 신경은 돈 걱정에 매몰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전세 대출금을 새로 갚으며 생활비가 모자라 신용카드를 수입 이상으로 썼고, 쌓인 카드값을 장기 카드 대출로 돌려막으며 빚이 불어났다고 덧붙였다.
어렵게 입을 뗀 남편의 고백에 하하는 ‘남편도 아픈 아내를 챙길 겨를이 없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소유진은 ‘이런 고민을 아내랑 같이 이야기하면 좋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응수는 결혼지옥 최초로 진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모두가 남편의 고백에 가슴 아파하며 안타까워한 반면 아내는 일정 부분 예상하고 있었다고 담담히 말한 뒤 남편은 그렇게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시아버지에게 돈을 빌려 주식을 했다며 더 이상 남편을 믿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부부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남편에게 오늘 이후로 더 이상의 대출, 빚은 절대 금지라며 대국민 약속을 받았다. 또한 두 사람이 수입, 채무에 이르는 경제 상황을 10원 단위까지 공유하며 어떻게 가계를 운영해나갈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병원에 다녀와도 무관심했던 남편의 모습을 되짚으며 남편이 일상생활에서 대화와 담화 유지가 어려운 사람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그런 남편에게 아내가 차근차근 대화법을 알려주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아내는 이제 더 이상 다 큰 성인인 남편을 어린아이 가르치듯 가르치고 싶지 않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용기를 내 아내의 손을 잡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 남편과 긴 시간 침묵을 유지하다 ‘더 이상 자신이 없다’고 어렵게 말을 꺼낸 아내.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MC들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연신 휴지로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게 무조건 참고 사는 답은 아니라며 아이들 문제 등 현실적인 부분을 종합해 이혼을 고려해 볼 것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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