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 작가는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미덕은 담백함이다”로 시작되는 글을 게시하며, 최근 큰 흥행을 끌고 있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문 작가는 5회 방송 속 우영우(박은빈 분)가 로펌 동료 최수연(하윤경 분)에게 ‘너는 봄날의 햇살이야’라고 말했던 장면을 언급하면서 “그 감동적인 영우의 긴 대사가 끝난 뒤, 수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라며 “다만 눈물을 애써 참으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갈무리한다, 드라마가 감정을 절제하니 시청자의 감정은 더 고조된다”라고 얘기했다.
또한 문 작가는 “공익소송에 증인으로 불러 수십억짜리 클라이언트 기분을 상하게 함으로써 로펌 일거리를 날렸다는 이유로 신입들 앞에서 동료 파트너에게 가혹한 질타를 받은 정명석(강기영 분) 변호사”라면서 6회의 장면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해당 장면에 대해 문 작가는 “그는 절대 언성을 높이지않고 그 동료와 언쟁을 하지도 않는다”라며 “그저 알았으니 그만 하라고 달래 보낸 후, 신입들에게 자기 잘못 맞다고 말한다, 대형로펌 파트너니까”라고 바라봤다.
이어 문 작가는 정명석이 “그래도 ‘그깟 공익 사건’ ‘그깟 탈북자 하나’라고 생각하진 말자고”라며 “뭐 수십억 짜리 사건처럼은 아니더라도 열심히 하자고”라고 말한 장면도 언급했다.
문 작가는 “난 이 장면이 너무 감탄스럽다”라며 “‘변호사란 그래도 약자를!’ 어쩌고 하면서 감동적 연설을 하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어떻게 그깟 공익소송이라고 할 수 있어!’라고 버럭 화내지 않는다, ‘수십억 사건만큼 열심히!’라고 후배들에게 멋진 멘트를 날리지도 않는다”라며 “‘수십억 사건처럼은 아니지만’이라고 흘리고는 그래도 열심히 하자고 한다, 그래서 더 뭉클하다”라고 했다.
또한 문 작가는 해당 장면을 “현실 직장인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의”라고 보면서 “더 공감 가고 신뢰가 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작가는 “그 숱한 천만영화 감성과 차별화되는 이 담백함과 절제가 오히려 더 큰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라며 “콘텐츠 소비자들의 감성은 이미 바뀌었으니 제작자들은 제발 신파 강박을 놓아주시라”라고 신파 없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흥행 요소를 분석했다.
한편 문유석 작가는 지난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2020년 2월까지 법관 생활을 이어왔다. 법관 시절 집필한 ‘미스 함무라비’가 큰 화제를 모았으며, 지난 2018년에는 동명의 드라마의 극본을 쓰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tvN 드라마 ‘악마판사’의 극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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