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꺼진 생명 무기로 더 시끄러운 개소리들”…이태원 참사에 일침

  • 뉴스1
  • 입력 2022년 11월 3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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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유아인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유아인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은 장문의 글을 공유했다.

3일 유아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야경을 담은 사진을 게시하면서 “밥을 먹고 운동도 하고 똥도 싸고 깔깔대며 웃기까지 한다”라고 시작되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유아인은 글에서 “휘황찬란한 것들을 좇다가 발을 헛디디고 더러운 것들을 피하려다 포기한 채 흠뻑 뒤집어쓰기로 했다”라며 “내 걸음을 걸으려는데 한 발도 떼기가 어렵다”라고 썼다. 이어 “일상이 흐른다”라며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조금씩 다르게 흐른다”라고 했다.

유아인은 “눈물은 더 몰래 흘린다”라며 “세월이 흘렀고, 변한 게 있다, 분이 차오를 때면 습관처럼 가운뎃손가락을 펼쳤는데 이제는 꾹 참고 쥔 주먹으로 가슴을 친다”라고 했다. 이어 “엄한 걸 치던 손으로 나를 친다”라며 “한때 좀 쳤다던 왕년 타령의 주인공으로 사는 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라고 덧붙였다.

유아인은 “감사와 수치를 모르고 살아지는 삶의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게 노화인 걸까”라며 “그 반대편에 버티는 이 시대의 성공들, 나는 배회한다”라고 했다. 이어 “그 와중에 자꾸 뭘 더하고 더 많이 잃어버린다”라며 “어지간하면 등잔 밑에 있던 것들이 더는 보이지 않고 동전 먹은 자판기에 그러듯 마구잡이로 치고 두드린다”라고 얘기했다.

유아인은 “그리고 나타나는 것들”이라며 “며칠 전에는 친구들과 맥주를 마셨다”라고 했다. 이어 “너희는 행복하냐고 그중 가장 오래된 한 친구가 물었다”라며 “모기 쫓듯 불규칙한 모양으로 규칙적인 손사래를 치다가 충분히 웃기고 적당히 양심적인 소리들을 내뱉으며 우리는 쿨하지도 뜨겁지도 않은, 마시던 맥주보다 더 미지근한 시간을 보냈다”라고 했다.

유아인은 “미안해라, 조금만 뜨거워져도 오그라드는 우리들”이라며 “술로 몸을 덥히면 좀 견딜만하잖아, 그런데도 여지 없이 감전되는 감정들, 잡지 못한 것들, 놓쳐버린 마음들”이라고 쓰기도. 또한 “‘더 선명하고 명쾌하게 꺼내고 싶은 것들이 있어, 후딱 끝내버리고 싶은 것들도, 그래도 꾹 참는다, 하나씩 하나씩 그리고 더 천천히’”이라고 했다.

유아인은 “속도에 대한 믿음을 잃기 시작하면서, 사실은 속도를 잃어버렸거나 속도를 이기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하면서부터 나는 그러기로 했다, 그런데도 자꾸 쓰이는 마음”이라며 “‘마음은 여기에 쓰지 마, 그건 안 팔린다니까, 쪽팔린다니까!’ 그게 내 소린지 네 소린지, 초상집 가운데에서 초상을 등진다”라고 썼다.

아울러 그는 “누가 더 잘났는지 모르겠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는 더 모르겠다”라며 “꺼진 생명을 무기로, 방패로, 소재로, 안주로, 걸림돌로 삼느라 꺼지지 않는 화면들, 통곡의 주인 보다 더 시끄러운 개소리들, 빅한 데이터로 팔려나가는 것들”이라고 말하면서 이태원 참사를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이어 “입 닥쳐, 쪽팔린 줄 알아야지, 마음 좀 써 제발, 더 아프고 덜 아픈 마음 겨루다 버려진 것들”이라며 “사실은 한통속의 우리들, 그 마음들이 지금 가장 필요한 곳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다가 애써 밝힌 마음이 가장 필요한 곳에 전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아무도 없는 방에 켜 둔 빛보다는 그게 덜 무안해서”라고 썼다.

마지막으로 유아인은 “화면을 두드려 나온 것으로 아픈 마음들을 만질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사랑해, 그리고 사랑해요, 고작 나에게 필요한 만큼요, 내가 버렸고 내가 가졌고 내가 가지지 못한 딱 그만큼요”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온라인에서는 이태원 사고 당시 현장에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등이 방문하면서 인파가 몰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아인을 비롯해 몇몇 BJ들이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황당한 루머(뜬소문)가 촉발되기도 했다.

이에 1일 유아인 소속사 UAA 측 관계자는 뉴스1에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유아인은 지난달 29일에 출국해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월29일 오후 10시15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해밀턴 호텔 인근에서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밀집한 인파가 넘어지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오후 기준 이태원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56명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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