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자(81)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재무부 장관이었고, 매우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혜자의 아버지는 대한민국 제2호 경제학 박사이자 미군정시절 재무부장(재무부 장관) 대리를 지낸 김용택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의 ‘인생 드라마’ 특집에는 61년 연기 경력의 배우 김혜자가 출연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진행자인 유재석이 “거실이 200평이었다고 하는데 약간 유복한 집이었냐”라고 묻자 김혜자는 “약간이 아니고 유복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혜자는 “아버지가 재무부 장관이셨고 우리나라 두 번째 경제학 박사였다”라며 “집이 굉장히 컸다. 우리 집이 공원인 줄 알고 사람들이 들어오고 놀러오고는 했다, 대지가 900평 정도 되는 집에 살았다”라고 말했다.
어머니 역할을 주로 해 ‘국민 엄마’ 타이틀을 얻었지만 김혜자는 실제 자신은 엄마로선 빵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연기 외엔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 엄마 노릇도, 아내 노릇도 정말 빵점이었다. 식구들이 이해해 줘 연기를 잘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혜자는 이날 1998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11살 연상 남편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1960년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했던 김혜자는 1961년 KBS 1기 탤런트 연수를 마치기 전에 남편과 결혼하면서 학교를 중퇴했다.
김혜자는 “남편은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죽을 때도 ‘어떡하냐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데’ 그랬다. 그래서 ‘이제 다 할 줄 아니 걱정 말아라’고 한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김혜자는 “남편은 퇴근할 때 먹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보고 사 오곤 했다. 내가 투정을 부리면 밤에 산책을 나갔다 온다고 하고 사왔다. 남편은 늘 나를 어린아이처럼 바라봤다”고 했다.
김혜자는 “매일 이런 기도를 한다. ‘천국은 못 가도, 문 앞까지는 데려다 주세요’라고. 남편에게 사과를 꼭 해야 한다.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누나처럼 잘 해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김혜자는 “나를 잘 끝마치고 싶다. 어떻게 하는 게 나를 잘 닫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한다. 외우는 게 아무래도 이전과 같지 않다. 10번 할 걸 20번을 해도 안 된다. 이렇게 해도 안 외워질 때는 연기를 그만둬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기억력이 없어지면 그만둬야 하는데 그게 언제 올지 두렵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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