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돌아가면 연예인 안해”…이효리의 사적인 여정에서 얻은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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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21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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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캐나다 체크인’은 티빙 ‘서울 체크인’의 스핀오프로, 가수 이효리가 캐나다로 입양보낸 유기견들과 재회하는 여정을 담은 예능이다. 이효리는 한달간의 여유를 갖게 되면서 자신이 직접 해외 입양을 보냈던 유기견들을 만나고 싶어 직접 12일간의 여행을 계획했고, 김태호 PD에게 이를 기록으로도 남기고 싶다고 의사를 밝히면서 제작이 이뤄졌다. 6부작 중 5회까지 매회 따스하면서도 뭉클한 감동을 안기며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캐나다 체크인’은 이효리의 리얼리티 예능 중 가장 진솔하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예능으로 남을 전망이다. 아름답고 이국적인 풍광과 해외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 등의 포인트들을 내세운 기존 여행 예능과는 사뭇 결이 달랐다. 출연 주체 스스로가 유기견들과 재회하는 목적을 세우고 여행을 계획했다는 점에서 출발부터가 특별했다. 스타 예능 연출가 김태호 PD는 인력을 최소화해 제작진을 동행시켰고, 초반에는 채널 편성이 아닌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개입 없이 이효리의 뒤를 따랐다.

이효리가 직접 계획하고 떠난 여정은 그래서 한 편의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이효리는 오랜 시간 유기견 봉사에 진심을 다해온 스타로 알려져있다. 그는 ‘캐나다 체크인’에서 자신이 입양 보냈던 반려견 수만 해도 20~30마리라고 털어놨다. 그렇게 새 가족들에게 보냈던 이들의 안부가 궁금해 함께 유기견 봉사를 해왔던 고인숙씨와 떠나게 된 여행이었다. 김태호 PD 또한 “이효리의 가장 사적인 기록”이라고 밝혔을 만큼, ‘캐나다 체크인’은 이효리의 가장 솔직한 모습을 들여다보게 하는 예능이기도 하다.

특히 그 진정성은 유기견들과 재회하는 각 여정에서 이효리의 과거와도 연결된 서사로 드러난다. 산이와 공손이를 비롯해 눈썹, 미소, 레오, 링고, 라이언, 빼꼼이 등 매순간 찡하기도 하고 때로는 유쾌했던 유기견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들 사이 반가움과 그리움이 실감되기도 한다. 이효리를 보자마자 반기는 강아지가 있는가 하면, 처음에는 낯설어하다 냄새를 맡고는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반기는 강아지도 있다. 이효리는 한국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건강히 잘 지내고 있던 강아지들을 보며 진심으로 기뻐하면서도, 떠나는 자신을 보며 발걸음을 떼지 않는 모습에 다시 먹먹해진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여정 중간마다 털어놨던 이효리의 허심탄회한 고백 또한 많은 여운을 남긴다. 모두가 공감하는 ‘본 투 비 연예인’이지만 이효리는 “지금이 스무살이라면 연예인 안 했을 것 같다”고 하는가 하면 “진짜 평범하게 살고 싶어”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여기 와서 더 많이 느꼈다”며 “결혼해서 가족 이루고 아이 낳고 키우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며 “여기는 가족 중심이고 뭔가 차분하고 에너지 같은 걸 뺏기는 게 아니라 고요히 간직하고 있는 느낌이라 해야 하나, 휘둘리는 느낌이 아니더라, 연예인 하면서는 휘둘릴 수밖에 없으니까 그게 제일 어렵다”는 속내를 고백했다.

또 이효리는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모두 손가락질하고 비난한다고 생각만 해도 심장이 떨린다”며 “내가 나 자신을 잘 컨트롤 해야 하는데 그래서 이 생활이 계속 맞나 틀리나 계속 헷갈린다”고도 했다. 이어 그는 “너는 매번 새로운 영향을 주잖아”라는 고인숙씨의 말에도 “좋은 영향이든 나쁜 영향이든 영향을 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무섭지 않나, 누군가에게 내가 영향을 미친다는 자체가 두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도 계속 변하고 내 생각도 자꾸 변하고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지만 나중에는 아니고 그런데 한 가지로 딱 규정지어져 버린다”고 말했다.

화려한 삶도 누렸던 톱스타이지만, 결국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의 중요성을 직접 실감했다는 그의 고백은 결국 인생을 살아가며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과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새삼 곱씹어보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이끌어 냈다. 이효리는 남편 이상순에게 “캐나다 가서 보니까 우리도 가족 중심적으로 살고 있지만 거기는 더 가족 중심이더라”며 “할머니랑 딸이랑 아들이랑 강아지랑 보기 좋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제까지는 봉사에 시간을 많이 쏟았다면 이제 애들이 나이가 많고 하니까 세심하게 케어하고 당신과 오순도순 더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도 소박한 소망들을 고백했다.

‘캐나다 체크인’은 6부작으로, 21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효리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환불원정대와 싹쓰리로도 보여줬던 예능적이면서 이벤트적인 캐릭터쇼에도 능하지만, ‘진짜’의 이야기에서 더욱 독보적인 소구력을 입증했다. 이효리라서 가능했던 유기견들과의 재회를 위한 여정은 그간 그가 보여줬던 예능 중 가장 인간적인 얼굴과 표정, 진솔한 속내가 담겼다. 그 진정성 만큼이나 따스함도 짙다. 입양견의 새 보호자들과 공감하며 나눈 교감, 서로를 보듬던 포옹은 시청자들도 유대감을 갖게 했고,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들에 대한 연대 의식도 깨닫게 했다. 이효리는 또 어디에 체크인을 하게 될까. 그가 다음에 어디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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